"왜 엄마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거야?" 아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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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수경 활동가의 딸인 일곱 살 이예영 양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어린이 손을 잡고 황색선 안에 탑승하세요"라는 안전 표지판을 보고 수경 씨에게 물었다.
같은 날 인천지하철 경인교대입구역 앞에서 만난 여성 김지윤 씨(22)는 "평소 주변을 살피는 습관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 안전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건 알고 있었다"며 "엄연히 차별이고, (성별 고정관념이 반영되지 않은 디자인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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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왜 어른은 치마를 입었어? 엄마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거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수경 활동가의 딸인 일곱 살 이예영 양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어린이 손을 잡고 황색선 안에 탑승하세요"라는 안전 표지판을 보고 수경 씨에게 물었다. 표지판 속 아동의 보호자는 한결같이 치마를 입은 여성으로 묘사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나 대형마트, 백화점을 가면 대부분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전 표지판에도 성 고정관념을 반영한 묘사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아이를 동반한 보호자의 모습을 치마를 입은 여성으로만 표현한 안전 표지판. 지난 8일 베이비뉴스는 서울 곳곳을 돌면서 해당 스티커가 얼마나 많은 곳에 부착돼 있는지 확인했다.
지하철 1호선(시청역)·2호선(을지로 입구역)·3호선(을지로 3가역)·4호선(명동역)·공항철도(서울역) 등 다섯 개 노선의 역과, 서울 중구와 용산구에 위치한 대형마트 두 곳, 백화점 두 곳을 확인했다. 아홉 곳의 에스컬레이터를 확인한 결과, 한 곳도 빠짐 없이 모두 같은 형태의 안전 표지판이 부착돼 있었다.
지난 22일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로 여덟 살 남자아이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온 엄마 김소은 씨(36)는 "이런 안전 스티커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며 "(보호자의 모습을 여성으로만 묘사한 것은) 성평등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천지하철 경인교대입구역 앞에서 만난 여성 김지윤 씨(22)는 "평소 주변을 살피는 습관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 안전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건 알고 있었다"며 "엄연히 차별이고, (성별 고정관념이 반영되지 않은 디자인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경 엄마페미니즘탐구모임 부너미 대표는 지난 11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마치 엄마만 그 역할을 계속 해야 된다는 세뇌효과가 있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 없이 반복되는 건, (안전 표지판을 설치하는 담당 기관의) 문제의식이 없어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은 당연히 바꿔야 된다고 본다"며 "남자도 똑같은 양육자이기 때문에, 픽토그램을 바꾼다면 (엄마와 아빠) 두 명이 같이 있거나, 아니면 굳이 성별을 나타내지 않는 이미지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1일부터 5월 22일까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는 '2020 성평등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7월 10일 발표된 수상작 중, 우수상 수상작인 '사회적 성을 제외한 성평등 픽토그램'에서도 이런 문제가 지적됐다.
해당 픽토그램 중 에스컬레이터 부문을 보면 성 중립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픽토그램 역시 임산부를 제외하고는 전부 성별을 알 수 없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협력사업팀 관계자는 지난 9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수상자들은 임산부 표시 이외에는 가능한 성별을 구분할 수 없게 표현했다"며 "이번 공모전은 여성은 빨간색, 남성은 파란색 또, 여성에 치마를 입히는 것 등 성평등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한 공모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문화홍보실 조갑동 대리는 지난 9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해당 안전 스티커가 성평등 관점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해당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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