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요] "수업은 비대면인데 캠퍼스에선 '소맥 파티'라니.."

이은정 2020. 9.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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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달 초 인천의 한 대학 캠퍼스 내 호수 옆 테이블.

날이 어둑해지자 사람들이 테이블을 하나둘씩 채우더니 어느덧 만석이 됐습니다.

절반 이상의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술잔을 부딪쳤는데요.

이 학교에 재학 중인 김용철(23) 씨는 "맥주는 기본이고 간간이 소주와 맥주를 함께 드시는 분들도 계셨다"며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였는데 아무리 야외여도 테이블 간 거리가 멀지 않고, 일행들끼리 다닥다닥 붙어 술 마시는 모습에 아직 코로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미흡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는데요.

지난달부터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

이달 13일까지 2주간은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해 음식점 내 취식이 오후 9시 이후 금지됐고, 실내 취식을 꺼리는 분위기는 더욱 강해졌는데요.

이런 상황에 맞춰 많은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줄이며 방역 수칙을 실천하지만, 개인의 '놀 자유'를 앞세우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입니다.

이들이 방역 지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야외 장소를 찾아다니며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일종의 풍선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인데요.

풍선효과의 대표적인 장소로 지목된 곳은 공원입니다.

초가을 선선해진 날씨에 바람을 쐬며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요.

공기가 잘 통하는 야외이고, 거리두기만 하면 마스크를 벗고 음주나 취식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란 심리적인 안도감이 있어섭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한강공원 이용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최대 40%까지 늘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확진자 한 명이 한강공원 내 편의점을 방문해 서울시는 지난 8일 방역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14일이 돼서야 한강공원 매점과 주차장 영업시간 제한은 해제했지만, 여의도·반포·뚝섬 한강공원 일부 밀집 지역 출입 통제는 유지했습니다.

젊은이들이 붐비는 대학 캠퍼스 역시 방역 사각지대가 돼가고 있습니다.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학교가 여전히 많은데, 정작 캠퍼스 잔디밭과 광장에선 재학생이나 방문자들이 술판을 벌이는데요.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수정(23) 씨는 "지난 11일 밤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학교 노천광장을 지나가는데, 다수가 벤치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시끌벅적하게 술파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이런 모습들이 학내 커뮤니티에서 지적되자 '그럼 어디서 놀라는 거냐', '욕먹을 일인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굉장히 많아 놀랐다"며 "애초 코로나 때문이 아니어도 교내 음주 행위는 금지돼 있는데 외부인도 아니고 학생들이 그런 행동을 해 이해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는데요.

몇몇 대학은 커뮤니티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되자 외부 방문객 출입을 금지하거나, 학생들이 교내 순찰대를 구성해 단속을 시행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은 일부 주택가 놀이터나 벤치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근 가게나 편의점에서 술을 사와 밤늦게까지 소란스럽게 자리하는 사람들 때문인데요.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가 지켜질 리 없어 주민들은 혹여라도 확진자가 나올까 불안감이 큽니다.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원이나 캠퍼스 같은 야외라 하더라도 거리두기가 안 되면 실내와 비슷하게 전염 가능성이 있다"며 "사람이 많은 상태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면 감염 확률은 거의 비슷해진다. 음식점이나 카페를 제재하는 것처럼 뭘 마실 때만 벗고 바로 다시 쓴다거나, 가급적 야외에서라도 안 드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는데요.

이처럼 방역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적인 이동량이 많은 추석 연휴가 다가오는 것도 걱정입니다.

'나 하나쯤이야', '한산한 곳은 괜찮아', '야외는 안전해' 같은 생각들.

이런 생각이 모여 밀집 지역이 형성되고, 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취식할 경우 집단 감염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데요.

안일한 선택이 산발적 전파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방역 고삐를 바짝 당길 때입니다.

이은정 기자 강지원 인턴기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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