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월북 아닌 사고..군 당국, NLL 남쪽에서의 행적 공개해야"

경태영 기자 2020. 9. 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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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공무원 형 인터뷰

[경향신문]

서해상에서 실종됐다 북측 총격으로 사망한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의 형 이모씨(55)는 25일 “북한의 해명과 사과가 나와 일단 다행이지만, (정부 조치를)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어제(24일)까지 침묵하던 북한이 오늘 공식 사과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며 “군당국은 사고 당시 북방한계선(NLL) 한국 측에서 일어난 행위와 행적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동생 일은 북한이 ‘정체불명 남자’라고 밝힌 만큼 월북은 아닌 것으로 해명된 것으로 보나 시신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면서 “정부와 군당국의 조사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월북할 사람도 아니고, 이유도 없다”며 “동생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씨는 A씨의 월북 가능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공무원증과 신분증이 선박에 남아 있었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군당국이 책임 회피를 위해 동생의 가정문제며, 경제문제를 들춰냈다”며 “북한이 신뢰할 공무원증을 그대로 둔 채 월북을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동생이 21일 실종된 뒤 24시간 이상을 우리 영해에 머물렀을 텐데 그 시간 동안 발견을 못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냐”며 “국방부는 북한이 동생에게 총을 쏘는 광경을 봤다고 하는데 그것만 봤다는 것인지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A씨가 실수로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실종 시간으로 추정되는 새벽 1∼2시는 졸릴 시간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실종됐을 수도 있다”며 “동생은 배에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멀쩡한 국민이 북한의 해역에 떠밀려서 총살이라는 비극이 발생했고 마치 파렴치한처럼 몰아가는지 개탄스럽고 분통 터진다”고 썼다. 이어 “지금 진실은 월북·가정사·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해역에서 약 30시간의 해상표류 중 최소한 20~24시간 동안 우리 해역에서 표류 또는 떠다닐 때 우리 군은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요? 왜 지키지 않았는지가 진실입니다. 북한의 만행에 국가의 책임과 의무는 무엇일까요?”라고 글을 올렸다.

앞서 군과 정보 당국은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지난 22일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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