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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 "불미스러운 일..남녘동포에 대단히 미안하다"

이주영 기자 입력 2020. 09. 25. 21:22 수정 2020. 09. 2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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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민간인 사살사건, 문 대통령의 "책임있는 답변 요구" 하루 만에 '공식 사과'

[경향신문]

유류품 수색작업하는 해경 해양경찰이 25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씨의 유류품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북 최고지도자 대남 사과 이례적
남북관계·국제사회 파장 염두에 둔 듯…시신 훼손은 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서해 최북단인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남측 민간인이 북측 해상에서 사살된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부가 북측에 책임 있는 조치와 사과를 요구한 지 하루 만으로, 남북관계 및 국제사회에서의 파장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그러나 실종자에 대한 피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신을 불태웠다는 내용은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으로 보낸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 표명은 문 대통령이 전날 “북한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대남 공개사과는 이례적이다.

통지문은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감시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의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해상에서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것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남북 간 신뢰·존중을 거론해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피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그러나 사살은 인정하면서도 시신 훼손에 대해선 부인했다. 북측은 “우리 군인들은 10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면서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소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이라고 했다. 전날 국방부가 북한이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 부분을 부인한 것이다.

서훈 실장은 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근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태풍 피해 등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냈고, 이에 김 위원장은 감사를 표하면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는 답신을 지난 12일 전해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이 남북관계 회복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현재 상황에서 남북관계 기대나 앞으로의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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