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인터넷 시대 실현"..'꿈의 공장' 만든 알리바바[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조아라 입력 2020. 9. 26. 07:00 수정 2021. 4.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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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49]
'신제조'가 미래 트렌드..디지털 의류 공장 공개
"라이브방송 보고 다음날 주문한 옷, 하루 만에 제조"
"메이드 인 인터넷 시대 도래..빅데이터가 고용 창출"
"100개의 의류 주문 건은 7일 만에 출고됩니다."
지난 18일 중국의 저장(浙江)방송은 알리바바의 디지털 의류 공장인 '쉰시(迅犀·빠른 코뿔소)'를 공개했습니다. 이 공장은 알리바바가 3년간 비공개 프로젝트를 통해 항저우에 설립한 신제조(스마트제조) 플랫폼입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판매자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치엔니우(千牛)에 디지털 의류 공장을 소개하며 "패스트패션(SPA)의 대표주자 자라가 14일 만에 의류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선보인다면, 이곳은 그 기간을 7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신제조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신제조는 과거 대규모 표준화 모델로 대변되는 제조업이 향후 30년 스마트화, 개성화에 기반을 둔 주문제작형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은 미래 제조업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모델에서 C2B(소비자 대 기업 거래)모델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마윈은 2016년 알리바바 개발자대회인 윈치대회에서 "신유통, 신금융, 신에너지, 신기술, 신제조 등 5대 신(新)개념 트렌드가 우리 시대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마윈 "'신제조'가 미래 트렌드"…디지털 의류 공장 공개

쉰시 공장은 타오바오와 티엔마오 등 알리바바 온라인쇼핑 플랫폼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소비자 맞춤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디지털 공장입니다. 실시간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고, 상품 공급이 유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예컨대 전날 밤에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상품을 예약받은 인플루언서가 다음날 바로 제작 의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5분 만에 2000건의 같은 제품을 만들다가, 5분만에 2000건의 다른 제품을 만든다'는 쉰시 공장 목표에서 알 수 있듯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현지 신제조 1호 공장으로 꼽힙니다.

"라이브 방송 보고 주문한 옷, 하루 만에 만들어줍니다" 

그동안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 사업자들은 신상품 출시 이후 공장에서 제품 출고가 늦어져 소비자들로부터 반품 또는 환불 요구를 받는 사례가 잦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2018년말 쉰시 공장과 협력하면서부터 신상품 출시 주기가 기존보다 60% 단축됐고, 품절로 인한 환불 요구가 크게 줄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중국 광명일보(光明日報)는 지난 16일 "쉰시 공장은 다른 의류공장과 비교해 납품시간을 75% 단축하고, 재고율도 30% 낮춰준다"며 "소규모 주문이 가능하며, 원가를 낮춰 빠르게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쉰시 공장은 대규모 주문과 소규모 주문 비율이 각각 2 대 8 수준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관영 매체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공장은 절반 이상 무인화가 적용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장 인력의 80%가 기술자가 아닌, 디자이너라고 합니다. 모든 원재료들은 지능형 로봇무인운반차(AGV)를 통해 운송되고 있고, 각 의류원단에는 자체 'ID'가 있어 원단 입고부터, 재단, 재봉, 최종 출고까지 전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장 내 AI 시스템에 의해 상품 생산 순위 및 일정 등이 자동 조정됩니다.

"메이드 인 인터넷 도래…데이터가 고용 창출할 것"

공장 내 직원들은 실시간으로 상품이 자동 생산되는 과정을 여러 화면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2년 간 비공개 운영을 통해 현재 치엔니우 공장은 약 200개의 알리바바 소속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 운영 중입니다. 100건의 주문의 경우 일주일 만에 처리되고, 생산된 의류는 타오바오와 티엔마오 쇼핑몰을 통해 판매됩니다.

알리바바의 신제조 공장은 시장 수요에 맞춘 즉각적인 상품 공급으로 의류업계 오랜 고민인 재고관리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리바바는 이 공장에 대해 대해 '메이드 인 인터넷(Made in Internet)'을 실현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쉰시 공장. 사진=바이두


마윈 전 회장은 미래 사회는 '메이드 인 인터넷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2017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 포럼에서 그는 "미래 시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업이 고용 창출을 이끄는 메이드 인 인터넷 시대가 될 것"이라며 "메이드 인 차이나, 메이드 인 아메리카 등 어느나라에서 어떤 물건을 생산했는지 구분하는 화법은 사라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알리바바는 1999년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중심의 '신유통'을 넘어 거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제조'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2016년 '3km 이내 30분 배송' 모토를 내세운 O2O 식품매장 '허마셴셩'으로 신유통에 나서더니 이번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문 제작하는 디지털 의류 공장 '쉰시'로 신제조 혁신을 일으키며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준 약 7300억달러(약 855조3900억원),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6위를 기록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시가총액 7109억달러(833조2048억원)을 제치고 이제 5위 구글(9700억달러·1137조1300억원)의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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