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오른 새만금에서, 끔찍한 일 진행되고 있다 [최병성 리포트]
[최병성 기자]
▲ 새만금 방조제 안의 녹조라떼와 방조제 밖의 맑은 물 |
ⓒ 최병성 |
녹조가 짙게 발생한 곳은 4대강만이 아니었다. 새만금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월 19일 찾아간 새만금은 방조제 밖의 바다와 방조제 안의 물 색깔이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방조제 밖의 바다는 파란 하늘빛으로 반짝였다. 방조제 안은 4대강에서 보았던 '녹조라떼'였다.
▲ 새만금 방조제 가력 갑문 안의 녹조와 갑문 밖의 바닷물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시퍼런 녹조 덩어리들이 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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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길이는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생긴 새만금호의 넓이는 401㎢이다. 서울특별시 면적이 605.02㎢이니 새만금호는 서울시의 무려 2/3에 해당할 만큼 넓은 호수가 된 것이다.
새만금 방조제 위에 있는 새만금 홍보관은 401㎢의 새만금호를 대한민국 도시뿐 아니라 세계 유명 도시 면적과 비교해 놓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3배, 프랑스 파리의 4배, 미국 맨해튼의 5배에 해당되는 면적이다. 그런데 그 넓은 새만금호의 물이 녹조 범벅이 되었다.
20년간 4조 원 퍼부은 결과가 녹조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새만금 사업은 2020년 9월 현재 착공한 지 30년이 되었다. 바다를 막는 방조제 최종 연결 공사가 2006년 4월 끝났으니 물길이 완전히 막힌 지 15년째다.
그 넓은 새만금호가 녹조라떼가 된 것은 그동안 새만금 공사만 하느라 수질 개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앞으로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 수질이 나아질까?
아니다. 새만금은 이미 지난 20년간 수질 개선을 위해 4조 821억 원을 퍼부었다. 새만금 수질 개선 사업 비용으로 1단계인 2001~2010년에 1조 4568억 원, 2단계인 2011년~2020년엔 2조 6253억 원 등 총 4조 821억 원을 투입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새만금호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수치를 농업용지 구간은 4급수, 도시용지 구간은 3급수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7월 새만금호에 있는 총 13곳의 수질 측정 지점을 조사해 보니 6급수 5곳, 5급수 5곳, 4급수 2곳, 3급수 1곳이었다. 4조 원이 넘는 혈세를 퍼붓고도 참혹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 새만금 가력 갑문 안의 녹조. 4조 원을 퍼부었지만 결과는 녹조라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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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호의 심각한 수질은 앞의 녹조 사진으로 확인했다. 사진을 찍은 곳은 가력 갑문으로 종종 해수를 유통해 새만금호 다른 곳보다 수질이 좀 더 나은 편이다. 그런 곳도 썩은 물로 가득하니 다른 곳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새만금의 수질을 농업용수에서 수상 레저 활동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며 4조 원이 넘는 수질 개선 비용을 펑펑 퍼부었다. 그러나 저 녹조라떼에서는 수영을 즐기기는커녕 농사용으로 쓰기도 어렵다.
새만금의 심각한 수질을 인식한 환경부는 새만금 수질 개선 대책을 세우기 위해 긴급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용역이 9월 말에 마무리되면 연말까지 해수유통 등의 후속 조치를 마련한다고 한다. 그러나 전라북도는 새만금 내부 개발이 35%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10년간 국비 등 3조 원을 확보해 추가 수질 개선 사업을 하면 수질이 나아지리라 희망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퍼부은 수질 개선비 4조 원이 부족해 앞으로 10년간 3조 원을 더 퍼부으면 정말 수영하기 좋은 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시화호에서 배우라
전라북도의 희망은 망상에 불과하다. 새만금호로 유입되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오염수를 다 처리할 수 없으며,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진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업용 담수를 확보한다며 방조제를 쌓았으나 수질이 악화해 결국 해수유통으로 수질 개선을 이룬 곳이 있다. 경기도에 있는 시화호다.
▲ 시화호 수질 개선을 위해 갑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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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수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2000년 12월 김대중 정부는 시화호를 살리기 위해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를 선언했다.
굳게 닫혀 있던 시화호 갑문을 열었다. 그러나 수질개선이 기대에 이르지 못했다. 시화호의 썩은 물이 개선 되려면 8개의 배수갑문으로는 부족했다. 더 많은 양의 해수유통이 필요했다.
▲ 시화호 수질 개선을 위해 짓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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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시화방조제 중간에 사업비 3551억 원을 들여 조력발전소를 건설했다. 2011년 8월 세계 최대 용량의 조력발전소가 완공되었다. 기존의 8개의 수문이 달린 배수갑문으로는 해수 유통량이 3천 만t에 불과했으나 조력발전소 건설로 해수 유통량이 1억 6천만t으로 증가했고 수질이 개선됐다.
조력발전소 건설로 수질만 좋아진 것이 아니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규모는 기존 세계 최대 규모였던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소를 넘어섰으며, 소양강댐 발전소의 1.56배로 인구 50만 명이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발전량이라고 한다.
▲ 조력발전소 건설로 수질이 개선되자 시화호는 큰고니와 노랑부리저어새 등 수많은 철새들이 찾는 생명의 터전으로 거듭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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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4조 원과 시화호 3551억 원
시화호는 사업비 3551억 원으로 조력발전소를 지어 수질을 개선하고, 전기도 생산하며, 철새들도 찾는 곳으로 거듭났다.
조력발전소는 발전시설 건설비보다 바다를 막는 방조제 건설비용이 3배나 더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또 바다를 막아 환경을 파괴한다. 그러나 시화호는 이미 건설된 방조제를 이용해 환경도 살리고 발전소 건설비용도 줄여 높은 경제적 생산성을 얻을 수 있었다.
새만금은 지난 20년간 수질 개선비로 4조 821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하다. 전라북도의 희망처럼 앞으로 3조 원을 더 퍼붓는다고 할지라도 수질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 방법은 간단하다. 갑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11.2km의 시화호에서 확인했듯이, 33.9km의 새만금 방조제에 달린 가력 갑문과 신시 갑문만으로는 그 넓은 새만금의 썩은 물을 개선할 수 없다.
▲ 33.9km 방조제 중앙과 좌측에 두 개의 갑문으로 저 넓은 새만금호의 썩은 물을 맑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
ⓒ 새만금 홍보관 |
새만금의 썩은 물을 살린다며 더는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된다. 이미 퍼부은 4조 원뿐 아니라 앞으로 3조 원을 더 퍼붓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바다에 흘려보내는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며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3조 원이면 시화호처럼 조력발전소를 건설해 100% 수질을 개선하고 주변에 관광단지를 건설하고도 남는 비용이다.
33.9km 새만금 방조제에 제3, 제4, 제5 배수갑문으로 조력발전소를 건설해 해수유통량이 증가하면 새만금은 확실히 살아난다. 그러면 다시 살아난 기적의 새만금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이것이 진정 새만금을 살리고 전북의 발전을 위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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