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에 눈뜬 '라면 화재' 초등생 형, 다시 반응 못하고 있다

김주영 2020. 9. 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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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가정집에서 보호자가 없는 사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불이 나 초등학생 형제가 중상을 입은 일명 '라면 화재' 사고 발생 11일만에 눈을 떴던 10살 형이 하루 만에 다시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화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동생 B(8)군은 형보다 먼저 눈을 떴으나 여전히 반응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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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되나 했는데.. 동생은 계속 반응 못해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화재가 발생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내부 모습. 인천=연합뉴스
인천의 한 가정집에서 보호자가 없는 사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불이 나 초등학생 형제가 중상을 입은 일명 ‘라면 화재’ 사고 발생 11일만에 눈을 떴던 10살 형이 하루 만에 다시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8살 동생은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초등생 형제 중 형 A(10)군은 전날 사고 후 처음으로 눈을 떴다. A군은 전신 40%에 3도 화상을 입고 서울의 모 화상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아이는 의료진이나 가족이 이름을 부르면 눈을 깜박이거나 어눌한 소리를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루 뒤인 이날 오후엔 소리가 나도 눈을 다시 뜨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화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동생 B(8)군은 형보다 먼저 눈을 떴으나 여전히 반응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형제는 모두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여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형제 모두 완전히 의식을 찾았다고 보긴 힘들다”며 “어린아이들이라 회복력이 성인보다는 좋은 편이지만 치료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A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쯤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2층에서 라면을 끓이다 일어난 화재로 중상을 입었다. 당시 A군은 안방 침대 위의 아동용 텐트 안에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고, B군은 침대와 맞붙은 책상 아래 웅크리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형 A군이 동생 B군을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몸을 피하게 하고, 자신은 화재로 인한 연기를 피해 텐트 속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동생이 피한 책상 아래엔 이불이 둘러싸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방 관계자는 “형이 마지막 순간까지 동생을 구하려고 방어벽을 친 것 같다”고 했다.

이들 형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의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던 중 엄마가 외출한 사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형제와 엄마 C(30)씨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사고 전날부터 지인을 만나느라 집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아이들을 방치하고, 첫째인 A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A군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뒤 이들을 돕겠다는 후원 문의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형제를 돕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은 이들 형제에 대한 후원·기부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지난 20일까지 모금액만 5100만원에 이른다고 알렸다. 소방서 등 공공기관들도 잇따라 지원 의사를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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