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한복판에 앉은 '평화의 소녀상'.. 日대사관과 2.8km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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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독일 수도 베를린의 중심부에 세워졌다.
베를린 미테구의 비르켄, 브레머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독일 내 공공장소에 소녀상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소녀상은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추진해 25일(현지시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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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독일 수도 베를린의 중심부에 세워졌다. 베를린 미테구의 비르켄, 브레머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독일 내 공공장소에 소녀상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소녀상은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추진해 25일(현지시간) 설립됐다. 코리아협의회는 독일 쾰른시에 위치한 아시아하우스 재단이 창립한 단체로, 1990년에 발족해 독일어권을 기반으로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독일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세번째지만 앞서 두 차례는 2017년 남동부 비젠트의 사유지인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 2019년 프랑크푸르트 한인 교회 등 일반 시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장소에 세워졌다. 이번 소녀상의 위치는 지하철역 인근이라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주독 일본대사관과의 직선거리도 2.8㎞에 불과하다.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소녀상 설립 계획안은 올해 초부터 베를린 도시공간문회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지난 7월 최종 허가를 받았다. 협의회는 사무실 옆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여성 성폭력을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해왔으며, 시의 심사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기 위한 설득 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소녀상 설립 계획 보안에 신경쓰기도 했다. 앞서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주의 라벤스브뤼크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서는 지난해 10㎝도 안 되는 작은 소녀상이 전시됐다 일본 당국의 항의로 철거되는 일이 있었다. 비젠트에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서도 일본은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 측을 압박하며 철거를 요구해왔다. 결국 소녀상은 철거되지 않았지만 설명이 적힌 비문은 철거됐다.
베를린 소녀상 제막식은 오는 28일 현지 정계과 학계,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이나영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사장의 영상 메시지도 상영될 예정이다. 협의회 측은 향후 인근 고등학교 학생등을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 세계의 전쟁 여성 피해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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