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에서 위구르족 지우기, 모스크 8500개 파괴"

이종섭 기자 2020. 9. 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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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신장 데이터 프로젝트’로 위성 사진을 분석해 만든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용시설과 이슬람 사원 위치도. ASPI 제공


‘인권 탄압’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400개 가까운 수용시설이 지어지고 다수의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파괴되거나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그럼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신장지역 정책에 대해 “완전히 옳은 일”이라며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27일(현지시간)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 국제사이버정책센터는 최근 중국 신장지역 위성사진을 수집·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를 보면 신장 지역에는 2017년 이후 모두 380개의 구금시설이 건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ASPI는 이 시설들이 2017년부터 새로 지어지거나 확장된 ‘재교육 수용소’나 교도소이며,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과 다른 무슬림 소수 민족들이 구금됐다고 설명했다.

ASPI는 또 “위성사진을 통해 지난해와 올해에도 새로 건설된 구금 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며 “2019년 12월 모든 ‘재교육 수용소’ 수감자들이 졸업했다는 중국 당국자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신장 북부지역 이슬람 유적을 촬영한 위성사진. 2016년 이전 촬영된 사진(왼쪽) 속에 등장하는 시설들이 2018년 촬영된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다. ASPI 제공

신장지역의 모스크 65%가 훼손됐거나 파괴된 사실도 포착됐다. 2017년 이후 신장지역 전체 이슬람 사원의 35% 정도에 해당하는 8500개가 완전히 파괴됐고, 7500개 정도는 훼손된 상태라는 것이다. 사원이 철거된 부지가 공터로 남아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ASPI는 전했다. 또 사당과 묘지, 순례길 등 이슬람 문화유적의 30%가 철거됐고, 추가적으로 28%가 훼손되거나 변경되고 있다고 ASPI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인용해 “신장에서 이슬람 문화를 지우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은 이 지역 위구르족과 카자흐족, 그리고 다른 중앙아시아 민족을 공산당의 충실한 추종자로 만들려는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5∼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중앙신장공작좌담회에서 신장 정책을 두고 “신장 사업이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며 “경제·사회 발전과 민생 개혁은 전대미문의 성과를 거뒀고, 국민 생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 발언을 두고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도 시 주석이 신장 정책을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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