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간 스가, 오염수 담긴 병들고 "마셔도 된다고?"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고 하자 되물어
"오염수 방출방식 되도록 빨리 정하겠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와 관련 “되도록 빨리 정부가 책임을 갖고 처분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지난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현을 방문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이후 스가 총리가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 폐로가 결정된 1~4호기를 시찰한 뒤 도쿄전력 간부들에게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되지만, 안전하고 착실하게 해주길 바란다. 정부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전면에 나서서 전력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도쿄전력 측으로부터 정화시설을 거친 오염수가 담긴 병을 건네받고, 오염수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도쿄전력 관계자가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고 설명하자, 스가 총리가 “마셔도 되냐”라고 되묻는 장면도 있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처분하는 방법에 대해선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과 대기 방출 등 2개 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스가 총리는 “정부의 책임하에 정중히 설명하면서 결단해 방침을 정해가겠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전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선 “최종적으로 판단을 이제는 할 시기”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하루 160~170t씩 생기는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핵물질 정화 장치를 통해 처리한 뒤 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다. 8월 20일 기준 분량은 탱크 1041개에, 122만t이다.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 되면 계속 증가하는 오염수로 증설분을 포함해 총 137만t 규모의 저장 탱크가 차게 된다면서 준비작업 기간을 고려할 때 올여름에는 처분 방법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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