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 건드리면 엄중한 대가, 北에 보여줘야"

김은중 기자 2020. 9.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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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공무원 北피격] 바이든의 안보 고문, 리언 패네타 전 美국방 인터뷰
2014년 3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회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발언하는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부 장관. /오종찬 기자

리언 패네타(Leon Panetta·82) 전 미 국방장관은 27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총살한 것에 대해 “이번 사건으로 북한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고 세상을 위험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자국에 대한 그 어떠한 위협도 관용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을 건드리면 엄중한 대가(heavy price)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7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8선)을 지낸 패네타 전 장관은 클린턴 정부 때 백악관 비서실장, 오바마 정부 때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는 40년 지기(知己)로, 그의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패네타 전 장관은 “트럼프의 그릇된 동맹관 때문에 양국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그가 재선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이 없을 거란 보장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다음은 패네타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북한이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을 총격 살해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북한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북한은 정권의 안정과 김씨 일가의 권력 유지, 핵과 미사일 능력 향상 같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북한은 한국의 약점을 발견하면 그것을 끊임없이 물고 늘어지려 한다. 이런 상대를 다룰 때는 ‘힘의 우위(position of strength)’를 추구해야 한다. 평화를 원하나? 그렇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진정한 평화는 말이 아니라 힘의 우위, 즉 강한 군사력 위에서만 이룰 수 있다. 동맹을 강화하고, 오늘 밤에라도 바로 싸울 수 있는 높은 준비 태세를 갖춘 군대를 기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북한은 한국의 선의(善意)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트럼프·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정상회담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어떻게 비핵화를 이끌어낼 것인가, 북한으로부터 어디까지 양보를 받을 것인가 하는 전략이나 계획은 없었다. 실패한 협상이었다.”

-북한의 변화, 비핵화를 끌어낼 방법은.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는 한일 양국을 넘어 미국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미·일 삼각 공조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의 오랜 악연을 알고 있지만 이제라도 관계가 정위치 해야 한다. 세 나라가 똘똘 뭉쳐 함께한다면 북한과 중국에 강력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미·중 갈등 속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날이 오나.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한미 양국은 같은 이해 관계를 갖고 있는데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 내에선 한미 동맹이 미·중 갈등 속 중국에 대한 보호벽(bulwark)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바이든 외교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이 다시 세계의 리더 자리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 같은 가치들을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다. 이러려면 동맹 관계를 철통같이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든은 주한미군이 한미 양국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한다.

“오랜 역사가 있고,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것도 안다. 다만 전작권 전환은 한미가 서로 신뢰할 수 있을 때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 대선 전 북미 대화 성사,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은.

“대선 전에 코로나 백신을 전 국민에 공급하겠다는 소리와 같다. 터무니없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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