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린'의 나노 주름 생성과정 첫 포착..그래핀 잇는 신소재

최수상 2020. 9. 28. 13: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차세대 전자소자의 새로운 소재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흑린(검은색 인)이 외부 빛에 반응해 주름(나노 주름)처럼 구겨지는 전 과정을 최초로 포착한 연구가 나왔다.

흑린은 전자소자나 나노 스케일 미세기계(NEMS) 재료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초고속 전자 현미경으로 얻은 2차원 이미지를 입체적 (3차원)으로 재구성한 뒤 시간 단위로 이어 붙여 흑린이 외부자극에 반응해 내부 미세구조가 바뀌는 전체 과정을 얻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UNIST 권오훈 교수팀
초고속 전자현미경으로 빛에 반응하는 내부 구조 변화 밝혀
빛을 이용한 흑린의 물성 제어 연구에 기여
흑린이 외부 빛에 반응해 구조변화가 나타나는 현상. 흑린의 빛에 의한 열팽창 구조 변화.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2차원 흑린의 나노 주름을 시공간 동시 이미징을 통해 4차원 재구성한 그림이다. 흑린의 비등방적 원자 배열에 기인해 나노 초 레이저 조사 후 열팽창 시 흑린의 지그재그 (zigzag) 방향(원자 배열이 빼곡한 방향)으로는 나노 주름이 (bulging), 이에 수직인 암체어 (armchair) 방향(원자 배열이 느슨한 방향)으로는 넓게 부풀어 오르는 형태 (swelling)로 반응한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밝혀냈다. /그림=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차세대 전자소자의 새로운 소재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흑린(검은색 인)이 외부 빛에 반응해 주름(나노 주름)처럼 구겨지는 전 과정을 최초로 포착한 연구가 나왔다. 흑린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잇는 2차원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흑린의 ‘나노 주름’에 의해 파생되는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화학과 권오훈 교수팀은 흑린(Black phosphorus, P)에 섬광을 비추는 방법으로 흑린 내부의 미세구조가 변형되는 전 과정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흑린은 전자소자나 나노 스케일 미세기계(NEMS) 재료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전기적 특성을 쉽게 바꿀 수 있어야 이러한 소자 재료로 쓸 수 있는데, 흑린은 외부자극으로 미세구조가 변형되면 전기적 특성이 바뀌는 특이한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권오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흑린의 독특한 원자 배치구조(비등방성) 때문에 발생하는 다양하고 특이한 성질(전기·열 전도성, 광학적 성질 등)을 빛을 이용해 아주 짧은 시간 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는 점에서 실증적으로도 가치 있는 연구다”라고 평가했다.

UNIST 화학과 권오훈 교수(우측)과 김예진 연구원(좌측)

지금까지 흑린이 외부 자극에 반응해 순간적으로 구조가 변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빛의 강한 에너지로 나노미터 수준의 구조 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변형이 일어나는 순간을 포착하기 힘든데다, 원자 수준으로 얇은 흑린의 미세한 구조 변화를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관찰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빛을 외부자극으로 써 흑린의 미세 구조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모습을 관찰했다. 짧은 순간의 반응을 포착하는 데는 ‘초고속 전자현미경’을 이용했다. 초고속 전자현미경은 ‘초고속 촬영 카메라’처럼 아주 짧은 시간(최대 10-13초, 100 펨토초) 간격으로 원자 수준의 움직임을 끊어 찍을 수 있다.

초고속 전자 현미경으로 얻은 2차원 이미지를 입체적 (3차원)으로 재구성한 뒤 시간 단위로 이어 붙여 흑린이 외부자극에 반응해 내부 미세구조가 바뀌는 전체 과정을 얻었다.

이를 통해 흑린을 구성하는 인(P) 원자가 더 빼곡하고 탄탄하게 쌓여있는 방향으로 구조 변형이 잘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원자가 빼곡하게 쌓여있는 방향으로 나노 주름이 더 잘 만들어진 것이다. 피부는 탄력이 있을수록 주름이 잘 생기지 않는데 흑린에서는 상반되는 현상 나타났다.

[연구그림] 암시야 이미징 기법

특히 이번 연구는 초고속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암시야 이미징’(Dark field Imaging) 기법을 적용했다. 암시야 이미징은 전자빔이 물질 내부를 구석구석 통과하면서 얻은 정보를 모아 이미지를 구성하는 방법인데,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 데 쓰기에는 어려운 기법이다. 전자빔의 세기가 너무 약해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센서가 빔을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예진 UNIST 화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2차원 물질의 구조 동역학 관찰에 암시야 이미징 기법을 최초로 적용한 연구”라며 “국내 유일 전자‘직접검출카메라’를 활용해 암시야 이미징 기법을 쓸 수 있었다 ”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Nano에 9월 23일 자로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삼성종합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