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시킨 적 없다"더니.. 보좌관에게 장교 연락처 준 추미애

김현종 2020. 9.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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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 서모(27)씨의 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좌관에게 카투사 부대 지원장교의 전화번호를 넘긴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서씨는 1차 병가(5~14일) 이후로 2차례에 걸쳐 병가ㆍ휴가를 연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의 보좌관이나 서씨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상급부대 지원장교 B대위가 주도적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져 청탁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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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감사패 수여식을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 서모(27)씨의 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좌관에게 카투사 부대 지원장교의 전화번호를 넘긴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서씨의 휴가와 관련해 "보좌관에게 전화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공언하던 추 장관의 국회 답변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 "장관이 청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려, 면죄부를 주기 위한 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8일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덕곤)에 따르면, 추 장관은 2017년 6월 14일과 21일에 A 보좌관 휴가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14일은 서씨의 2차 병가(14~23일)가 시작된 날이고, 21일은 서씨가 3차 휴가(24~27일)를 승인받은 시점이라고 주장한 날이다. 서씨는 1차 병가(5~14일) 이후로 2차례에 걸쳐 병가ㆍ휴가를 연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의 보좌관이나 서씨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상급부대 지원장교 B대위가 주도적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져 청탁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이 공개한 SNS 대화 내역을 보면, A보좌관은 추 장관에게 "서씨 건은 처리했다. 소견서는 확보되는 대로 추후 제출되도록 조치하겠다(14일)" "(부대) 지원장교에게 (휴가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21일)"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구체적으로 휴가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특히 21일엔 추 장관이 B대위의 휴대폰 번호를 확보해 보좌관에게 전송하기까지 했다. A보좌관은 이렇게 전달받은 연락처로 B대위와 3차례에 걸쳐 서씨의 휴가 연장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는 추 장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추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 질의 과정에서 "제가 보좌관에게 전화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다시 말씀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추 장관이 청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뚜렷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종결했다. 검찰은 "서씨로부터 상황을 전해 듣고 조치를 취한 후 장관에게 통보했다"는 A보좌관의 진술과 "지시를 한 사실은 없고, 알아야 할 내용을 A보좌관이 알려준 것"이라는 추 장관의 서면 답변을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2017년 당시 서씨와 추 장관 사이에 오간 대화내역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서씨 부모의 국방부 민원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앞서 부대 연대 통합행정업무 시스템의 서씨 면담기록(15일)에 지원반장 C씨가 "서씨의 부모님이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하였다"는 내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민원을 제기한 사람과 구체적 내용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보좌관 언급이 부담되어 '부모님이 했다'고 둘러댔다"는 서씨의 진술과 국방부 압수수색 결과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을 근거로 "서씨의 부모가 민원 제기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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