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건강코드가 뭔데..?" 중국 할머니 창문으로 버스 탄 사연

김희웅 2020. 9. 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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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 할머니가 창문을 넘어서 버스에 탑니다.

중국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중국은 버스나 지하철 탈 때 우리나라 식당이나 카페처럼 QR 코드 같은 건강 코드를 보여줘야 하는데 스마트폰이 아예 없거나 사용법을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탑승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 할머니가 버스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차 안으로 들어오려 안간힘을 씁니다.

버스 안내원은 팔을 뻗어 막아 봅니다.

그러나 이미 절반 넘게 넘어온 할머니의 몸은 버스 안 좌석으로 굴러 떨어집니다.

버스 기사가 할머니를 태워주지 않자 할머니가 버스 바퀴를 밟고 창문으로 올라탄 겁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중국 상당수 지역에선 버스를 타려면 스마트폰에서 '건강코드' 어플을 열어서 아무 이상이 없다는 표시를 버스 기사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할머니는 이걸 할 줄 몰랐습니다."

스마트폰 건강코드는 우리가 쓰는 전자출입명부, 즉 QR 코드와 비슷한데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노인이 많아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버스 기사] "'건강코드' 찍으세요. 안 하시면 차 안 갑니다. 들어가지 마세요. '건강코드' 안 하시면 출발 못 해요."

버스에 올라탔던 한 할아버지는 결국 다시 내려야 했습니다.

[버스 기사] "규정이 그래요. 마스크를 하고 건강코드를 확인해야만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지하철도 마찬가집니다.

건강코드 없이는 탈 수 없다는 안내원의 말을 노인은 도무지 알아듣지 못 합니다.

"(건강코드요).전화번호요? (아니 코드).뭐? (통행증이요).무슨 통행증?"

어플을 내려받아 누르기만 하면 되는 얼핏 간단해 보이는 일이지만 건강코드 사용이 어려워 아예 외출을 하지 않겠다는 노인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 어플 대신 종이로 건강코드를 발급해주는 지역까지 생겼습니다.

[병원 직원] "종이로 해드렸어요. 녹색은 정상이란 뜻인데 대신 일주일마다 재발급해야해요."

코로나가 가져온 이른바 '언택트' 시대에서 인터넷 기술 활용 능력은 일상을 위한 필수 능력이 됐지만 노인들이 따라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60세 이상 중국 노인 인구는 2억 5천여만명.

이 가운데 아직 2억에 가까운 노령층이 스마트폰이 없거나 인터넷조차 접해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버스를 타기 위해 창문을 넘을 수 밖에 없었던 할머니의 곤란은 장소와 상황만 다를 뿐 중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는 아닐 겁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 편집:변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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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웅 기자 (hwoong@imbc.com)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24400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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