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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동부지검 '무혐의' 보고에 윤석열 측 "휴가명령서 있어야"

조강수 입력 2020.09.29. 00:03 수정 2020.09.2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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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수사종결 보고받은 대검
"의혹 해명 불충분" 수사보완 요구
동부지검 "전원 무혐의" 밀어붙여
"항명한 수사팀 징계해야" 목소리
수사결과에 대한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의 우려에도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오른쪽)은 28일 발표를 강행했다고 검찰 관계자들이 밝혔다. [뉴스1, 뉴시스]

지난 25일 금요일 대검찰청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서울동부지검(지검장 김관정)이 고발 이후 9개월 만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추석 전인 이번 주초(28일)에 발표하겠다고 보고하면서다.

야당이 동부지검 지휘 라인과 수사검사의 이전 행태와 면면을 들어 ‘답정너’일 것이라고 지적한 대로 수사 결론은 추 장관 모자, 전 보좌관, 지원대장 등 관련자 전원 무혐의였다.

이 보고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조남관 대검 차장 등을 거쳐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전달됐다. 이후 윤 총장 측에서 “군인의 휴가에는 휴가명령서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구두로 휴가를 가는 게 통용되면 앞으로 발생하는 혼돈은 누가 감당하느냐”는 메시지가 나왔다고 한다. 정식 문서 없이 군 장병에게 휴가를 내주는 걸 사실상 묵인하면 뒷감당이 어렵다는 우려와 함께, 아직 수사가 미진하니 조사를 충분히 한 뒤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추석 전 수사 결과 발표를 재가하지 않은 것”이라며 “특히 수사팀을 보강해 본격 가동한 지 20여 일, 서씨 주거지와 사무실 압수수색(22일) 엿새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졸속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걱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윤 총장의 입장을 전달받은 김관정 지검장은 아무 답을 하지 않았고, 사전 예고 없이 28일 오후 3시쯤 ‘관련자 전원 무혐의’ 수사 결과 발표가 이뤄졌다. 공식 기자회견은 없었다.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북한 피격 사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인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 추미애 장관으로서는 여론의 관심을 피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동부지검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가시지 않는 의혹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대검 검토팀과 동부지검 수사팀은 구두 휴가 승인, 카투사 지원장교였던 김모 대위의 진술 번복 등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김 대위는 휴가 연장에 대해 초반 조사에서는 “내가 허락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허락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수사팀은 ‘더는 할 게 없다’는 식으로 나와 당황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든, 조 차장이든지 간에 대검 수뇌부의 지시를 어긴 김 지검장과 수사팀 간부들을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김 지검장 등의 행태는 항명으로 볼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이번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시민단체 등에서 서울고검에 항고, 재기수사명령을 받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수 사회에디터·김민상 기자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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