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대국이 다른 나라 발전 막아선 안 돼" 미국 직격
왕이 "제로섬게임 반대"
[경향신문]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대국이 다른 나라의 발전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고, 중국 앱 틱톡과 위챗(微信·웨이신) 사용을 제한하는 등 ‘고사작전’에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국제 질서와 글로벌 거버넌스’ 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평화와 발전에 책임이 있는 강대국이 다른 나라의 안전을 희생시켜 자국의 안전을 도모하면 안 되고, 패권을 통해 다른 나라의 발전 권리를 박탈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각국과 함께 자국이 우선이라는 잘못된 논리에 맞서고 제로섬 게임에 반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세계는 2차대전 종식 이후 또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맞았다”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다 일방주의와 ‘바링(覇凌·따돌림)’주의가 성행하고 있으며 보호주의가 역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국가가 유엔을 정치의 공연장과 대립의 장소로 만들고 있는데 각국이 이를 저지했다”고 했다. 미국이 지난달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 연장 결의안이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13개국의 반대로 부결된 것을 일컬은 것으로 보인다. 왕이 국무위원은 그러면서 “다자주의는 국제 질서의 근간이자 버팀목이며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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