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말..악플러들 50~70대 경기도 거주

원우식 기자 입력 2020. 9. 29. 21:33 수정 2020. 9. 2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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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이용수 할머니. /뉴시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에게 악플을 썼다가, 자필 사과문을 쓰고 고소 취하를 받아낸 6명은 경기도에 사는 50~70대 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용수 할머니 측이 고소했던 이들은 8명이었지만, 2명은 댓글을 삭제하거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9일 대구 지역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원 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 측은 대구경찰청에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내가 나쁜 말(악플)을 직접 보고 들은 적은 없지만,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쁜 말을 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나”라며 “용서라기보다, 반성하는 사람은 그래도 자기 잘못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다”며 고소 취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15일 시민모임 측은 이용수 할머니의 동의를 받아 악플러 8명을 모욕·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전 정대협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한 기자회견 이후 관련 기사에 ‘토착 왜구’ 등 혐오성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했을 당시 인터넷에는 이용수 할머니를 모욕하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친문 성향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는 ‘걸레’ 사진을 올리며 이 할머니를 모욕했다. 이곳 회원들은 “저쪽(우파) 진영 애들 이야기에 세뇌 되신 것 같네요” “특별대우 안해줘서 삐졌다(는 말) 정도로 읽히는데” “윤미향이 국회의원되니 배 아프신 듯”이라고 글을 썼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 회원이 “전사한 일본 군인과 영혼 결혼식 한 할머니(의) 진실한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일본인의 아내는 일본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며 이 할머니를 모욕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발당한 8명이 실제 클리앙 회원이거나, 민주당 당원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고발당한 악플러 8명 중 댓글을 지워 소재 파악이 불가능하거나 댓글을 중복으로 올린 경우를 제외하고 경찰이 최종적으로 특정한 인원은 6명이었다. 이들 모두 시민모임 측의 요청에 따라 할머니께 올리는 자필 반성문을 제출했다. 반성문 내용에 대해 시민모임 관계자는 “할머니께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도넘는 악성 댓글을 달지 않겠다는 취지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경찰은 할머니 측의 고소·고발 취소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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