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필 아들 골프대회 시작하면..이상직의 수상한 출장

김홍범 2020. 10.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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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무소속 의원(재선·전북 전주을)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재직 당시 아들의 골프 대회 기간에 집중적으로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지난해 9월에도 공적인 해외 출장을 가서 아들의 골프 대회를 방문해 물의를 빚었다.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돼 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지난 9월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중진공으로부터 ‘17대 이사장(이상직) 재임 중 출장 내역’ 자료를 제출받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 의원의 2018년 중진공 이사장 부임 이후 이뤄진 총 7회의 미국 출장 중 4회가 아마추어 골프선수인 아들 이모(21)씨의 대회 출장 기간과 비슷한 시기‧지역에서 이뤄졌다.

또 이씨의 대회 출전 기간이 아니었던 3회의 출장 중에서도 한 번은 시카고 지역에서 출전한 이씨의 골프대회 개회 전날 복귀하는 일정이었다. 당시 이 의원은 “한‧미 중소기업 지원 분야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2018년 7월22일부터 30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뉴욕‧워싱턴‧시카고를 방문했다.

이 의원의 7회 미국 출장에 소요된 경비는 1억500만원 이상이다. 이를 두고 류 의원은 “이 의원이 국민의 혈세를 자기 돈처럼 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스타항공 사태의 책임을 지기 위해 탈당했다는데 의원 신분과 함께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절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이사장 재직 당시 국내 출장도 사실상 지역구 출마 준비를 위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220여 차례 외근 또는 외부활동으로 전국 도시를 방문했다. 이중 서울(97회) 방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부활동이 이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전주(30회)와 이스타항공 본사가 위치한 군산(10회)에서 이뤄졌다. 박이삼 이스타조종사노조위원장은 “이것은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을 한 것이 아니냐”며 “회사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정황도 있어 중진공 이사장 자격으로 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측 관계자는 “당시 전주를 방문한 것은 중진공에서 연수원 등 행사들이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미국 출장과 관련해선 의원 시절의 일이 아니어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해명을 요구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상직 무소속 의원(왼쪽)과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 [뉴스1,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해고 통보 등의 책임자로 지목돼 더불어민주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진 탈당했다. 이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미지급 임금을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에 제가 사는 집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재산을 매각대상 내지 매각대금을 헌납하겠다는 발표를 해도 ‘결국 이상직이 문제’라는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며 “저에 관한 의혹을 성심 성의껏 소명하고 되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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