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되는 풍력 발전 '폐기물'.. 쓰레기 처리 방안도 없는데 '그린뉴딜'이라고?

연선옥 기자 입력 2020. 10. 2. 06:01 수정 2020. 10. 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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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경기 부양을 위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 및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명을 다한 발전기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료가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태양광·풍력 발전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선제적인 폐기물 처리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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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경기 부양을 위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 및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명을 다한 발전기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료가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태양광·풍력 발전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선제적인 폐기물 처리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 정부의 초기 에너지 전환 정책은 설치가 비교적 쉬운 태양광 발전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산지 태양광 설치에 따른 환경 파괴,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유발 등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최근 정부 에너지 정책은 풍력 발전 확대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015760)과 그 발전 자회사, 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뿐 아니라 두산과 SK,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발전 계열사들도 풍력 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풍력 발전을 시작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역할을 마친 풍력 발전기 날개 구조물, 이른바 블레이드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와오밍주 캐스퍼에는 약 90m에 이르는 폐(廢)블레이드를 3조각으로 분해해 매립하는 부지가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1990년대 풍력 발전 용량을 대폭 확대한 미국에서는 최근 수명을 다한 블레이드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만 한 해 8000여개의 블레이드가 폐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 터빈 블레이드의 주 재료는 유리섬유이고, 에폭시,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 소재도 사용된다.

문제는 이 거대한 폐기물을 땅에 묻는 것 말고는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소각해 폐기물 처리에 나서고 있지만, 연소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해 환경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블레이드 소재를 재활용하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높은 처리 비용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는 실정이다.

풍력 발전 터빈은 발전기의 특성상 바람이 강한 지역에 설치해 전력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파쇄되지 않도록 만들어진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기업 글로벌파이버글라스솔루션이 폐블레이드를 분해해 소재인 유리섬유 알갱이를 건축 자재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나서는 정도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처음부터 블레이드를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상용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발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기업과 대기업을 독려해 해상풍력 발전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풍력 발전기의 수명이 다하는 20~25년 후에 폐기물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며 "풍력 발전기를 확대하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폐기물 처리 방안에 대한 공론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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