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4.0] 화이자 앞서가고 모더나·J&J 맹추격..백신 개발 '세기의 레이스' 승자는?

김민철 선임기자 2020. 10. 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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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의 복지4.0]
화이자 앞서가고 모더나·J&J 맹추격
파우치 "빠르면 11~12월 성공 확인,
내년 4월부터 일반인 접종 가능"
백신 개발해도 접종까지 산 넘어 산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가운데 11개 백신 후보가 최종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해 있다. 전문가들이 ‘세기의 레이스’라 부르는 코로나 백신 개발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언제쯤 첫 백신이 긴급 사용 승인을 받고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화이자/조선DB

◇'세기의 레이스' 승자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 백신 최종 임상을 진행 중인 회사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J&J) 등 4개사다. 여기에 노바백스가 영국에서 1만명을 대상으로 3상을 시작했고, 중국이 4개 백신을, 러시아가 1개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호주 머독 아동연구소는 결핵 퇴치에 쓰인 BCG 백신을 코로나에 적용할 수 있을지 3상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일단 화이자가 가장 앞서가고 있다. 항체 형성 수치 등 효능도 괜찮은데다 3상 성공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장담하는 시기도 10월 말로 가장 빠르다(모더나는 11월). 존슨앤드존슨은 다른 제약사보다 임상 1상 시작이 두어달 늦었지만 유일하게 한번만 맞는 백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나머지 백신 후보는 대부분 2회 접종이다. 감염병에 대해 미국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19를 발견한 지 8개월여 만에 미국에서 4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3상 시험 중인 것은 이는 과학계의 전례없는 성과”라고 했다.

◇언제 사용승인 받고 언제 맞을 수 있나

언제 나올지, 실제로 언제 맞을 수 있을까. 파우치 소장의 최근 발언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일정을 알아보았다.

-언제 백신이 나오나. 미국 대선 전(11월3일) 백신이 나올까.

어렵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23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백신 승인까지 여전히 제약회사들에 장애물이 많다”며 아주 빠르면 11월 백신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 대선 전에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11월이나 12월엔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식품의약국(FDA)은 긴급승인 신청 기준을 강화하는 추가 지침을 발표하려고 하기 때문에 11월3일 이전엔 제약사들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조슈아 샤프스테인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부학장 등 연구자와 생명윤리학자 60여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화이자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 백신이 엄격한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2회차 백신 접종이 끝나고 최소 두 달은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진행상황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대로 미 대선 전에 긴급사용승인이 나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자칫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미국 국민용은 언제까지 준비할 수 있나.

파우치 소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코로나 백신 공급 전망에 대해 내년 4월까지 백신 총 7억회 투약분이 준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은 통상 2회 접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전체 인구(약 3억 3000만명) 모두가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파우치 소장은 “올 11월에 아마도 5000만회분이 가능하고, 12월에는 1억회분이 추가로 나오고 내년 4월까지는 총 7억회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백신의 우선 순위는 보건의료 제공자, 기저질환자, 취약계층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에 백신이 나오면 우선 순위 사람들이 백신을 맞고 일반인들은 내년 4월부터나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나.

파우치 소장은 내년 4~6월 미국 국민 전체가 접종을 완료할 경우 내년 중후반에는 미국이 일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은 언제 맞을 수 있을까.

현재 상황으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빨라야 내년 하반기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9일 브리핑에서 “백신 구매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상 중이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백신 균등 공급을 목표로 하는 다국가 연합체)를 통해 전 국민 20%가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차질 없이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못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에서는 3개 업체가 (백신을) 개발 중이며, 그중 1개 업체는 2021년 말 전에 허가 과정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소개했다.

◇개발해도 접종까지 산 넘어 산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일반인이 맞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먼저 우리나라 독감백신 상온 노출 파동에서 보듯, 백신은 저온유통 체계(콜드체인)가 중요하다. 특히 일부 코로나 백신 후보는 독감 백신(2~8도에서 냉장유통) 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유통시켜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가 개발중인 백신은 영하 20도에 저장해야 하는 것이다(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8도에서 냉장유통). 두 회사가 개발하는 방식인 mRNA 백신의 RNA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이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채택할 경우 기본 독감 백신과 다른, 새로운 콜드체인을 구축해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해도 어린이와 임산부는 더 기다려야한다. 유력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이 현재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아동용 백신 (상용화는) 앞으로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백신 개발은 1~2상은 19~55세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3상에서 고령층을 추가한 다음, 사용승인을 받을 즈음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 다음에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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