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엑소더스'..다시 시작된 카라반 [오늘, 지구촌]
[경향신문]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온두라스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카라반 행렬이 다시 시작되었다. AP·로이터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가기 위해 전날 온두라스 산데드로술라에서 도보로 출발한 이민자들이 이날 북부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이웃 과테말라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온두라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싫어하는 ‘카라반(caravan)’의 나라다.
카라반은 세계에서 살인율과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무리를 이뤄 도보나 차량으로 자국을 떠나는 행렬을 말한다. 개별 이동보다 집단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한 이주민들로 인해 2000년대부터 캐러밴이 형성됐다. 미국이나 멕시코에서 난민 지위를 획득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인구가 1천만 명이 안 되는 온두라스는 니카라과 다음으로 중앙 아메리카에서는 가장 넓고 큰 영토를 가진 나라이다. 콜럼버스가 제4차 항해 때 북쪽 카리브해 연안에서 심해까지 이어지는 강한 해류에 휩쓸려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온두라스(에스파냐어로 ‘깊다’는 뜻)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한다. 19세기에 독립하였으나 독립 후의 내분, 국경분쟁이 잇따른 데다 미국자본에 의하여 속칭 ‘바나나 제국’에 편입됨으로써 이 나라의 발전이 저해되어 왔다. 온두라스의 주요 원조국이자 최대 교역국인 미국은 마약밀매와 이민 분야에서 온두라스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들의 행렬인 카라반이 북상을 시작한 것은 몇 개월 만이다. 카라반의 미국행은 지난 2018년 절정을 이뤘다가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 멕시코 등이 이민자들의 불법 월경 단속을 강화하면서 지난해부터 기세가 한풀 꺾였다. 또한 코로나19로 미주 각국에서 이동이 제한되고 국경이 봉쇄되면서 한동안 이민자들의 대규모 행렬도 끊겼다. 그러다 최근 봉쇄가 점차 완화되고,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미국행이 시작되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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