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확진에 변수 커진 美 대선.. 국내 증시도 출렁일 듯

송은아 2020. 10. 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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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동학개미’와 ‘서학개미’(해외 주식 직구족)가 급증한 가운데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으로 국내와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상반기 유동성 장세로 급등했으나 하반기에는 추가 유동성 공급이 제한적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대선 결과 불복 시사 등으로 미 대선의 불확실성이 커 주식 시장의 향배도 종잡기 힘든 상황이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세계적 ‘빅 이벤트’인 미 대선 전후까지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인데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음을 시사해 불확실성이 증대됐다. 게다가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대선을 둘러싼 방정식이 더 복잡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VKOSPI 지수(변동성 지수)는 지난달 1일 27.59로 시작해 15일 20.97까지 떨어졌으나 24일 다시 27.21까지 올랐다 지난달 29일 24.15로 소폭 내린 채 마감한 상태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 지수는 지난해 10∼20 사이를 오갔으나 올해 코로나19로 지난 3월 17일 75.91까지 치솟았다. 이후 40, 30대로 내려오며 급격히 하락했으나 지난달 30일 26.37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상태다. VIX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S&P500지수의 향후 30일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내다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조정과 더불어 미 대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 리스크가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전망”이라며 “2000년 미국 대선 당시에도 당선자가 결정되지 못하면서 11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미국 주가와 달러화가 불안한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 미 대선 때 미국 내 혼란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비슷한 혼란이 발생하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질 공산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케이프투자증권도 과거 7번의 미 대선에서 VIX 지수가 급등했다는 분석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 내놓았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1992~2016년 미국 대선 직전달인 10월 VIX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전달인 9월보다 모두 급등했다. 9월 대비 10월 VIX의 등락률은 1992년 13.1%, 1996년 6.8%, 2000년 14.9%, 2004년 22%, 2012년 18.3%, 2016년 28.4%으로 집계됐다. 

대선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친시장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불확실성은 줄지만 미·중 갈등 변수는 여전하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법인세 인상과 기술주 규제 등에 나설 수 있으나 증세 정책 등으로 인한 달러 약세는 한국 증시에 유리할 수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현재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원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감세 정책이 상당 부분 되돌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에는 달러화 약세로 인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조금 더 유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에는 중국과의 대립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이어 “미·중 갈등은 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부정적 요인”이라며 “다만 트럼프 1기와 같은 ‘무역전쟁’이 아닌 폐쇄된 중국 시장 개방과 위안화 절상에 초점을 맞추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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