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는 잘 있다는데.."74세 트럼프, 확진 전날 쉰 목소리 냈다"

박현영 2020. 10. 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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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네소타주에서 선거 유세를 벌였다. [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현재 상태와 치료 기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는 증상 유무다.

하지만 2일(현지시간)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을 공식 확인한 성명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다.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는 "대통령과 영부인은 지금 잘 지내고 있다(The President and First Lady are both well at this time)"는 한 구절뿐이다.

산제이 굽타 CNN 의학전문기사 겸 의사는 "주치의는 대통령이 잘 있다(well)고만 했지 증상 유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백악관이 세심하게 성명서를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발열이나 기침, 두통 등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19에 걸렸을 때 증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회복 기간과 치료에 영향을 주고 치명률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주치의뿐만 아니라 백악관 다른 참모들도 대통령이 증세를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확진 전날인 1일 대통령 목이 쉰듯한 소리를 내는 게 관찰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수천 명이 모이는 대형 유세를 잇따라 열며 강행군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무로 인한 컨디션 난조인지 코로나 19 증상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4세로 고령인 데다 비만이어서 코로나 19 합병증을 앓을 수 있는 '고위험군'에 속한다. 연령과 풍채를 고려할 때 기저질환을 갖고 있을 것으로 CNN은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몸무게가 243파운드(약 110㎏)로 비만한 편이라고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 상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꺼려왔기 때문에 전반적인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이 회복할 때까지 중단 없이 의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정 수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굽타 의학전문기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확진자 대응 지침에 따르면 의료진이나 돌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확진자 접촉을 삼가야 한다"면서 "만약에 접촉해야 한다면 개인보호장비(PPE)를 완전히 장착하고 만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양성판정은 지난 수십년간 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건강 위협 중 가장 심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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