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더 무거운 배달 오토바이..슬픈 '코로나 호황'

최규진 기자 2020. 10. 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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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시대, 배달 업계는 '슬픈 호황'을 누리고 있죠. 그런데 배달노동자가 모는 오토바이 중 보험에 들어있는 건 2만여 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최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배달노동자 이용욱 씨는 재작년 교통사고를 내 보험처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1년 뒤 구상권 청구 소송장이 날라왔습니다.

회사가 추천한 보험을 들었는데, 가입 한도가 부족한 책임보험이었던 겁니다.

[이용욱/배달노동자 : 저는 그게 (사고) 처리가 다 된 줄 알았어요. (회사에서) 보험이 어떤 종류가 있는데, (보장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해줬으면 좋았을 건데…]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이씨처럼 책임보험에라도 든 경우가 아주 드물단 겁니다.

국내 오토바이는 모두 223만대.

이 중 98만대만 보험에 들어있는데, 배달업용 유상운송보험에 들어 있는 경우는 거기서 또 4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만4000대뿐입니다.

보험 가입률이 떨어지는 건 비싼 보험 때문.

책임보험만 들어도 연 300만에서 500만 원, 종합보험까지 들려면 연 100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신현민/배달노동자 : 1년 기준으로 한 번에 냈을 때 1200만원이고, 3개월씩 끊어내면 20~30%씩 (할부 요금이) 더 올라가는 거로 알고 있고요. 들지 말란 거에 가깝잖아요.]

보험업계는 사고율이 높아 보험료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단 입장입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

이런 가운데 배달 앱 플랫폼들이 무보험 배달에 눈을 감고 있는 것도 문제란 지적입니다.

실제 일부 업체는 배달노동자를 뽑을 때 보험 가입을 권고사항으로만 해두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킥보드나 자전거로 한다고 해놓고선 오토바이를 타는 노동자들이 생겨납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과 함께 플랫폼들의 해결 노력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천준호/의원 (국회 국토교통위) : (보험사뿐 아니라)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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