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들 '하루 119원'의 기적..잿더미에 희망을

손하늘 2020. 10. 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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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년 전, 발달장애인들이 일하던 콩나물 공장에 불이 났는데요.

잿더미로 변했던 현장에는 새로운 공장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불을 직접 껐던 인천의 소방관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건데요.

소방대원들이 화재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하루 119원씩 모금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이 덮친 2층 건물.

소방관들은 날이 밝도록 불길과 싸웠습니다.

"잔불 인력! 잔불 인력!"

[이대성 신부/'우리마을' 원장] "계속 시커먼 연기는 뿜어져 나오고요, 소방관들이 연신 불을 꺼주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새벽 시간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발달장애인 50여 명이 콩나물을 키워 세상에 내놓던, 하나뿐인 공간이 사라졌습니다.

[유준성/콩나물공장 직원] "(콩나물이) 맛있고 괜찮았어요. 콩나물 할 때는 먹을 때는 기분이 좋았는데, 담을 때가 재밌었는데…"

시름에 잠긴 그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대성 신부/'우리마을' 원장] "불 끄면 끝이잖아요. (그런데 소방관이) 장애인 친구들도 잘 있는지 물으시더니 '후원금 1천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해서…'와, 이런 경우도 있구나…'"

1년 전 이맘 때 한 소방관의 제안이 씨앗이 됐습니다.

[서영재/소방관, '119원의 기적' 제안자] "몇년 전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께서 화재로 돌아가신 사고가 있었어요. 남겨진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 분들을 도울 수가 없을까…"

구체적으로, 화재와 응급 신고 전화인 '119'를 뜻하는 119원을 하루하루 모아 기부하자는 내용.

동료 소방관들과 동영상을 만들어 돌렸는데, 한 달만에 1천 명이 넘게 동참했습니다.

콩나물 공장이 첫 지원 대상이 됐습니다.

[손창규/인천 강화소방서 (콩나물공장 화재 진압)] "발달장애인 분들이 다수 근무하시는 환경이었고, 생계를 당장 책임지셔야 하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김성태/콩나물공장 직원]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많이 위로를 해 주시니까…"

잿더미로 변했던 이곳 화재현장에선 이렇게 다시 철골을 세우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119원의 힘'은 엄마 없이 음식을 하다 큰 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 등 지금까지 열일곱 가정에 전달됐습니다.

[김영중/인천소방본부장] "어린이 외상환자 정기 후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담 등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119원'은 1년 사이 '1억 3천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소방관이 뿌린 나눔의 씨앗은 시민들과 기업의 참여로 어느새 '기적'으로 피어났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임정환, 이준하/영상편집:김가람/화면제공:인천소방본부, 강화도 우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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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기자 (sonar@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29163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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