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도 타다도 도입하는 '앱 미터기'..왜 그렇게 열심이야?

송화연 기자 2020. 10. 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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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택시요금 '바퀴 회전수'로 산정→앱 미터기 'GPS 정보' 활용
이용자, 모바일 앱으로 실시간 요금 확인.."요금 분쟁 가능성 ↓"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뒤)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 성남 판교의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앱미터기(GPS 기반으로 시간, 거리, 속도를 계산해 택시 승차요금을 산정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카카오택시를 시승하고 있다. 2020.8.1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택시에서 깜빡 잠들었는데, 내가 내는 이 요금은 정확히 계산된 걸까' '택시 탑승 중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실시간 택시 요금을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앞으로는 이같은 고민을 하는 이용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앞다퉈 '앱미터기' 서비스 도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 자사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10대에 앱미터기를 도입했고 마카롱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도 앱미터기 도입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타다 운영사 브이씨앤씨(VCNC)가 가맹택시 '타다라이트' 연내 출시 계획을 밝히며 앱미터기 서비스 도입을 예고했다.

막 오른 가맹택시 전쟁 속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앱미터기'는 뭘까. 플랫폼 기업은 왜 '앱미터기' 도입에 열을 올리는 걸까.

◇앱미터기 왜 필요해?

현행 택시 요금은 기계식 미터기로 결정된다. 기계식 미터기는 바퀴의 회전수를 세는 방식으로 거리를 측정하는데 바퀴의 반경에 따라 미세한 오차가 생겨 장거리 주행 시 요금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기계식 미터기는 운영방식에 불편함이 있다. 요금체계가 바뀔 때 이를 기계마다 적용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미터기를 떼어내 프로그램을 수동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본료 등 요금이 변경되면 서울 택시 7만2000대의 프로그램비, 공임비 등에만 약 40억원이 발생한다. 여기에 미터기 검정 2주, 주행검사 완료에 1개월이 소요된다. IT강국 대한민국에서 택시업계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GPS 기반 앱미터기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앱미터기는 GPS 위치 정보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 요금을 산정하는 서비스다. 택시기사가 소지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차량에 별도의 미터기를 부착할 필요도 없다.

요금 체계는 소프트웨어 패치를 통해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기기 업데이트를 위해 택시기사가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현행 미터기로 불가능한 여러 요금제(수요와 공급에 따른 탄력요금제, 사전확정요금제 등)를 빠르게 만들고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유료 도로 비용이나 시외 할증비용도 택시 기사가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앱에서 자동으로 계산된다.

이용자 역시 모바일 앱을 통해 이동경로와 함께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목적지 도착 후 요금 오입력에 따른 택시 기사와의 요금 분쟁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가맹택시 사업을 위해 개인택시기사와 택시법인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 품질관리, 재무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 '앱 미터기'를 도입하는 배경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뉴스1

◇카카오모빌리티에 타다까지…앱미터기 도입 '러시'

앱미터기는 '우버' '그랩' '리프트' 등 글로벌 승차공유서비스에서 시작됐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 GPS 기반의 앱미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승객과 차량을 매칭하고 운임료 결제를 도왔다.

그러나 국내에선 자동차관리법 상 앱미터기 도입이 어려웠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은 택시 미터기를 전기로 작동하는 기계식 방식으로만 규정하고, 변속기에 부착된 장치로만 측정하도록 했다.

이러한 규제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해결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GPS 기반 앱미터기' 사업에 대한 임시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6월 마련된 국토교통부의 앱미터기 임시검정 기준안을 1호로 통과해 관련 사업 개시를 위한 자격을 갖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서울과 성남 일대 지역을 운행하는 카카오T블루 10대에 앱미터기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차량은 이용자가 카카오T블루를 호출할 때 랜덤으로 배차되며, 말이 달리는 기계식 미터기를 동작하지 않고 오직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운임료를 확인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앱미터기를 통해 택시 기사가 택시 표시등(갓등)과 빈차 표시등을 제어할 수 있게 연동하고 맵매칭 기술을 고도화해 경로 추정 오차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LTE 실내 위치 측정, 블랙박스 이미지 분석 기술 등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라며 "현재 시범사업은 소규모로 추진 중이며 기술 고도화가 진행되면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VCNC도 앱미터기 도입을 예고했다. 회사는 지난 28일 타다라이트 출시 소식과 함께 조만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GPS 기반 앱미터기 운행 임시허가 취득을 위한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기계식 미터기는 수기로 요금을 산정해야 해 탄력요금제 적용이 어렵고 요금 오입력 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며 "현재 규제샌드박스 신청 전으로 요금이나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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