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은 어디로.."먹고 살기 어려워 정쟁 그만" "추미애·북한에 분노"

장은지 기자,김정률 기자,김진 기자,유새슬 기자 2020. 10. 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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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코로나19 위기와 민생 어려움 토로하는 추석 민심 강조
야당, 추미애와 북한 문제로 정부에 등돌린 민심 전하며 '강한 야당' 다짐
민족대명절 추석인 1일 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다. 2020.10.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정률 기자,김진 기자,유새슬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속에 추석 명절을 보낸 여야 의원들이 전한 추석 민심의 온도차는 상당했다.

여당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특혜 휴가 의혹과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 등 대형 악재들과는 거리를 두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전국 곳곳의 민심을 새겨들었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전국 각지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분노한 민심을 청취했다고 전했다.

우선 부동산과 경제 문제가 추석 밥상에 올랐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구을)은 4일 뉴스1과 통화에서 "부동산 문제 관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우리 지역의 경우 정치 현안이나 남북관계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들을 많이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집값이 안잡혔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고, 아직 지역에서는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실감을 못하시는 것 같다"며 "매매가 많이 없다보니 세입자들의 불만과 전세 (매물 실종 등)에 대한 목소리들이 있어 좀 더 기다려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역시 가장 큰 이슈는 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고 특히 자영업자들의 힘든 상황들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특혜 휴가 의혹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 추석연휴에 훑은 민심은 생각보다 추 장관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웅 의원은 "젊은 층에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마지막 변명에 대해 거부감이 심했고, 장년층에서는 압도적으로 북한군의 우리 군 피격 살해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있었다"며 "강남 쪽에서는 20대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에서 완전히 돌아섰고 30대도 기대를 버리고 무당층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경기 분당구갑)은 "이 정부의 실정에 야당이 무기력하다는 야단을 많이 맞았다"고 더 강한 야당을 다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병역 의무를 조롱하는 듯한 추미애 장관의 행태에 야당이 확실한 견제와 비판을 못했고 문재인 정부가 두려워하는 야당이 돼야 한다는 민심을 들었다"며 "우리 야당이 가야할 길이 멀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은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사건과 추미애 장관 건에 대해 누가봐도 정부가 잘못한 것이라고, 전국민이 정부 잘못을 인정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며 "우리 당을 향해서는 대선 후보를 빨리 정했으면 좋겠고 더 강하게 나가라는 의견들을 주셨다"고 했다.

'추미애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당서도 나왔다. 여당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익명을 요구하며 "추 장관 관련해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며 "우리 지역은 오랜 민주당 당원들이 많은 곳인데도 추 장관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명절을 앞둔 29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을 찾아 장을 보던 중 한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9.29/뉴스1

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민생 안정을 첫손에 꼽았다. 대전 서구을이 지역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를 하라는 것이 민심"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켜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분도 이번 추석 때 만났다"고 강조했다.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을 지역구로 둔 허영 민주당 의원은 강원 지역에서 들은 민생의 어려움을 전했다. 허 의원은 "전통시장을 돌아보니 다들 코로나19로 너무나 힘겨워 하신다"며 "재난지원금을 못받으신 분들의 말씀도 들었고, 북한 관련 얘기를 하시기보다는 역시나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 민생을 잘 챙겨달라는 의견들이 대다수였다"고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은 "호남은 수해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다"며 "이제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과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야당의 정쟁에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호남 민심이라는 분위기도 전했다. 양 의원은 "추 장관 아들 관련 야당이 너무 심하다는 분위기였고, 북한 문제도 월북자를 구하기 위해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제 의견에 정말 많은 연락이 와서 공감을 해주셨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강한 야당'을 다짐했다.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는 전투력을 주문하는 민심에 응답하겠다는 것.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은 페이스북 글에서 추석 민심에 대해 "나훈아가 야당이 할 일을 다 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여투쟁을 주문하셨다"며 "야당답게 전투력을 더 키우라는 말씀도 자주 들었다"고 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총격하고 시신까지 불태웠는데 대통령이 뭘 했느냐는 행적에 대해 절망하고 격분하기까지 했다"며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려운데 정치적 절망으로 분노하는 민심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 시신이 훼손당했는데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느냐는 피켓 시위를 우리 당이 했는데 지역에서 호응이 좋았다"고도 했다.

대구 동구을의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도 "북한 관련해서 야당이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말씀들을 해주셨다"며 "대안까지 제시하는 강한 야당이 되라는 이야기들을 하셨다"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구)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연휴 기간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어렵다. 힘들다. 답답하다, 뭐 하고 있느냐, 그리고 나훈아였다"면서 "국민이 기댈 곳이 없어 많이 외로우신 것 같다. 하소연할 곳이 없어 답답해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호남 출신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수해 복구 노력을 많이 당부하셨고, 우리 당의 5·18 사죄에 대해서도 기대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주셨다"고 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산은 신공항 문제가 화두였다고 한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문으로 시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여당을 향한 민심이 사납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부산 남구을)은 이날 통화에서 "부산에서 보궐선거 얘기는 별로 없다"며 "지금 경제도 그렇고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 서민들 눈에 보궐선거가 보이겠느냐.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부산 경제가 너무 어렵고 젊은이들이 많이 떠난다"며 "신공항은 무조건 돼야 한다는 분위기고, 신공항이 안되면 민심이 폭발할 정도"라고 했다. 박 의원은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가려면 신공항 말고는 지금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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