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000억개 마스크·장갑 폐기..전세계 'P의 역습' 현실로
마스크 부직포·정전기 필터
플라스틱용기 재료 PP사용
韓, 집콕에 음식배달 66% 급증
택배 물량 상반기만 16억개
사무실·식당 플라스틱 칸막이
아이스팩도 年2억개씩 쏟아져
◆ 플라스틱 팬데믹 (上) ◆
게다가 올해 추석은 정부의 이동 자제 권고로 '비대면'이 대세로 굳어졌다. 여당에서는 대신 '추석 선물 보내기' 제안이 나왔다. 명절을 앞둔 서울시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에는 플라스틱 선물 포장과 플라스틱의 일종인 스티로폼(EPS)이 산을 이루고 있다. 4일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019년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총 58만6500t에 이른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장갑, 손소독제, 물티슈 등 큰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19 방역에 필요한 물품들인데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게다가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택배, 배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모두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마스크가 가장 큰 문제다. 거의 대다수 국민이 짧게는 하루, 길게는 2~3일에 1개의 마스크를 사용하고 버린다.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 또는 매립 대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 2월부터 9월 셋째주까지 국내 생산 마스크만 40억개가 넘는다. 올 한 해 국내 생산 마스크는 50억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매달 1290억개의 마스크와 650억개의 장갑이 버려지고 있다.
마스크는 플라스틱 용기 재료와 같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진다. 플라스틱 용기는 깨끗이 씻어서 분리 배출하면 화물 받침대인 팰릿이나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지만 마스크는 길거리나 쓰레기통에 그냥 버려진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마스크 전량이 땅에 묻혀 500년 후에 썩거나,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마스크의 앞·뒷면 헝겊 부분 포장재는 플라스틱이 아니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플라스틱 성분 부직포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통계를 봐도 올해 상반기 택배 물량은 16억800만개로 전년 동일 기간(13억4200만개)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이승희 경기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플라스틱 생산 단가가 매우 저렴한 상황에서 배달 용기, 일회용 커피 컵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선식품 배송 증가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아이스팩도 골칫거리다. 고흡수성수지(SAP) 충전재로 대부분 만들어지는 아이스팩은 80% 이상이 종량제봉투에 버려져 소각·매립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스팩 국내 사용량은 2억1000만개로 추정된다. 이 또한 올해 코로나19로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손을 깨끗이 닦아야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말에 물티슈 사용도 늘었는데 물티슈의 주원료 중 하나가 플라스틱(폴리에스테르)이다.
사무실, 식당, 카페 등 곳곳에 대화를 나누다 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투명 플라스틱 가림막도 아크릴, 폴리카보네이트(PC) 등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지금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유용하게 쓰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일상으로 돌아갈 경우 폐기물 처리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기획취재팀 = 이윤식 기자 / 이진한 기자 / 김유신 기자 / 박윤균 기자 /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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