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의회 사실상 마비.. '초유의 사태' 현실화 우려

국기연 입력 2020. 10.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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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하고, 백악관과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에 노출돼 미 정부와 의회가 사실상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첫 대선 TV토론을 대비해 조언자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동지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이날 병원에 입원하는 등 코로나19가 미 대통령 내외 등 백악관과 의회, 트럼프 대선 캠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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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공화 인사 무더기 확진
산소호흡기 착용 등 병세 논란
트럼프 트윗 "상태 좋다" 반박
렘데시비르·항체치료제 등 투약
美의회 코로나 확진 의원 속출
상원 휴회 등 일정 줄줄이 연기
코로나19 입원 병원에서 집무하는 트럼프 (베데스다 AP=병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월터 리드 군 병원의 대통령 전용 병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하고, 백악관과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확진자에 노출돼 미 정부와 의회가 사실상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한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그가 언제 백악관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입원 중인 월터리드 군 병원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여기 왔을 때 몸이 안 좋다고 느꼈으나 좋아지기 시작했고, 향후 며칠간 진정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러나 그가 산소호흡기를 착용했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병세를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료를 담당하는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 등 의료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상태가 아주 좋고, 호전됐으며 검토할 서류를 달라고 한다”면서 “의료진은 그의 활력징후(vital sign)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또 24시간 동안 열이 없었으며 호흡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견이 끝난 직후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지난 24시간 동안 활력징후가 아주 우려스러웠고, 향후 48시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의료진과는 엇갈리게 그의 병세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도스 실장의 발언에 격분해 자신이 직접 등장하는 4분 분량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려 건강 이상 우려를 불식하려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인 2일 백악관에서 호흡에 문제가 있었고 혈중 산소 수치가 떨어져 의료진이 제공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병세는 7∼10일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증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현재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를 투약받고 있다.
트럼프 주치의 “24시간 동안 열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가 3일(현지시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워싱턴 인근 베데스다 소재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안정적이며,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었다”고 밝혔다.
베데스다=AP연합뉴스
트럼프 캠프는 향후 2주 이상 대통령의 선거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후보의 부재 속에 선거 운동을 총괄 지휘해야 할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새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로나 맥대니얼 RNC 위원장마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 의회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하 의원들이 속출하면서 정상적인 의회 운영이 어렵게 됐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오는 19일까지 2주 동안 임시 휴회를 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매코널 대표는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절차를 11·3 대선 전에 마치려는 당초 일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초 12일 시작될 예정이었던 상원 법사위의 인사청문회가 19일 이후로 연기됐고, 8명의 법사위 소속 공화당 의원 2명과 론 존슨 국토안보위원장 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상원 의원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 11·3 대선전 인준안 처리는 어려울 수 있다. 폴리티코는 “추가 부양책 협상안이 타결돼도 상·하원이 이를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과 호프 힉스 백악관 선임고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날 니콜라스 루나 백악관 대통령 수행비서도 확진자 명단에 추가됐다. 아울러 지난달 29일 첫 대선 TV토론을 대비해 조언자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동지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이날 병원에 입원하는 등 코로나19가 미 대통령 내외 등 백악관과 의회, 트럼프 대선 캠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정재영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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