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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 하나로 묶는 추세에.. 국민銀 18개로 쪼개는 '역발상' 왜?

신나리 기자 입력 2020. 10. 0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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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증식병'이 또 도졌다." "'국민유니버스'(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마블에 빗댄 표현) 만드는 건가."

KB국민은행이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을 때마다 금융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앱스토어 리뷰 코너는 시끌시끌해진다.

4일 현재 KB국민은행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내놓은 앱은 모두 18개다.

개인금융 앱은 대표 뱅킹앱 'KB스타뱅킹'과 간편금융 '리브', 은행원처럼 비대면 고객을 상담해 주는 '리브똑똑' 등 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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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앱 실험' 진행중인 KB.. 고객 "앱 증식병 도졌다" 불만에도
은행 "다양한 앱은 AI 플랫폼 기반, 구축땐 맞춤형 콘텐츠 자동활성화"
내년 8월 목표, 뱅킹 통합 프로젝트
“‘앱 증식병’이 또 도졌다.” “‘국민유니버스’(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마블에 빗댄 표현) 만드는 건가.”

KB국민은행이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을 때마다 금융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앱스토어 리뷰 코너는 시끌시끌해진다. ‘언택트(비대면)’ 금융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 등이 쉽고 간편한 앱으로 기능을 통합하는 ‘싱글앱(원앱)’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다양한 맞춤형 앱을 내놓는 ‘멀티앱(다중앱) 실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 ‘스위스 만능 칼’ 대신 맞춤형 전략 선택

4일 현재 KB국민은행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내놓은 앱은 모두 18개다. 올해 3월까지 21개였는데 이후 3개를 통폐합했다. 개인금융 앱은 대표 뱅킹앱 ‘KB스타뱅킹’과 간편금융 ‘리브’, 은행원처럼 비대면 고객을 상담해 주는 ‘리브똑똑’ 등 7개다. 다양한 앱을 내놓다 보니 사용자들은 “쓸모없는 앱을 모아놓은 ‘앱 묘지’ 아니냐”며 불만도 터뜨린다. 직장인 A 씨는 “주택 매매 때문에 은행 창구를 찾았다가 휴대전화 인증 앱, 고액 인출에 필요한 앱, 은행 알림 앱 등 KB은행 앱만 8개를 깔았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권에서도 멀티앱과 원앱 전략 논란이 있다. 크리스 니컬스 미 센터스테이트뱅크의 최고전략책임자는 지난해 12월 은행 블로그에서 “스위스 만능 칼 같은 싱글앱 전략을 추진하던 많은 은행들이 수년 전 멀티앱 전략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금융 서비스의 ‘리번들링(다시 묶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객 경험 부문에서 원앱이 유리하며, 멀티앱은 개발비가 적게 드는 대신 유지 관리 및 마케팅 비용이 약 30%가 더 든다는 지적이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인증, 소매, 재무 관리 등 멀티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 “내년 8월 뱅킹 통합 프로젝트 선보일 것”

KB국민은행은 ‘앱 무덤’ 논란에도 더 다양한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모바일 앱 기반에서 인터넷은행과의 싸움에서 밀리고 있지만 다음 세대에서의 경쟁을 위해 콘텐츠를 계속 만들고 더 많은 앱을 선보일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의 다양한 앱들이 고객에게 필요한 금융 콘텐츠를 연결하는 접점이며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 경쟁을 위한 전진기지라는 설명이다.

KB은행이 구상하는 차세대 시스템은 고객들이 원하는 각 앱의 콘텐츠를 AI 플랫폼이 자동으로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앱을 늘리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내년 8월경 출범을 목표로 179억 원을 들여 새로운 뱅킹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KB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비대면 금융상품의 모바일 가입 비중이 지난해보다 1.4∼2.2%포인트 증가했다. 멀티앱 전략의 성패는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가 유의미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들이 이용하는 은행 앱 기능의 97∼98%가 ‘조회 및 이체’일 정도로 맞춤형 수요가 극히 적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고객들이 기능별로 은행 앱을 다르게 쓰고 있다면 신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없다는 방증”이라며 “금융사의 온라인 플랫폼이 ‘이 앱이 과연 최적의 선택인가’라는 고객의 의구심을 해소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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