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대는 문제유출, 지각하면 재응시..의사 국시 90% 합격의 비밀

오진영 기자 입력 2020. 10. 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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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국시)의 시험일을 응시생이 결정하도록 하고, 시험장에 늦게 도착하더라도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등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8년에는 국시 시험장에 지각해 결시 처리됐지만 응시생과 소속 의과대학이 제출한 구제 요청을 받아들여 재응시를 결정한 사례도 있다.

응시자가 시험일을 직접 결정하는 등 현행 제도가 이미 부정행위를 양산하고 있는데도 국시원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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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국시 접수처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별관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 = 뉴스 1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국시)의 시험일을 응시생이 결정하도록 하고, 시험장에 늦게 도착하더라도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등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라인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부정행위를 양산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시는 두달여의 시험 기간 동안 응시자의 시험일 배정을 의과대학에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시는 두달간 매일 72명~108명씩 1일 3회씩 시험에 응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3000명이 넘는 응시인원이 한 번에 실기시험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기시험을 치르는 날짜와 누가 시험을 치를지는 각 의과대학에서 결정한다.

이같은 시험제도는 성적 우수자가 먼저 시험에 응시하는 일명 '선발대' 부정행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먼저 시험에 응시한 '선발대'들이 문제를 유출해 다른 응시생들을 돕는 부정행위가 관행처럼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다.

국시원은 실기시험이 도입된 2009년 이후 응시자들에게 '문제 유출시 형사 처벌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하고 관련 사이트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집단 문제유출사태는 반복되고 있다. 2011년에도 국시 112개 문항 가운데 103문항이 유출된 바 있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 = 뉴스 1


2018년에는 국시 시험장에 지각해 결시 처리됐지만 응시생과 소속 의과대학이 제출한 구제 요청을 받아들여 재응시를 결정한 사례도 있다. 이 응시생은 시험장에 늦게 도착했으나 "택시가 비정상적 경로로 운행해 지각했다"며 구제 요청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어떤 시험도 응시자에게 이 정도 특혜를 주지는 않는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응시자가 시험일을 직접 결정하는 등 현행 제도가 이미 부정행위를 양산하고 있는데도 국시원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카페를 개설해 답을 공유하고, 합격률이 90%에 달하는 시험은 시험이 아니라 통과 수순일 뿐"이라는 글을 남겼으며, 다른 누리꾼은 "어느 국가시험이 지각자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나"라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댓글을 달아 '베플'로 선정됐다.

강 의원도 "국시가 이렇게 치뤄지는 것은 의대생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며 "국가 면허시험에 택시의 비정상적 운행을 사유로 지각자를 구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국시 절차와 시험관리 전반에 철저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시원은 국시를 일괄 접수한 후 랜덤 배정을 통해 시험일을 결정하는 등 절차를 개선해 연례적으로 반복된 집단 문제유출을 사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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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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