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는 난항, 지지율은 엉망".. 트럼프 총체적 난국

정상원 2020. 10. 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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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도 난항이고, 지지율도 엉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흘째 입원 치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다.

의료진은 앞서 NYT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다"고 한 보도를 확인해주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확진 초기 상황이 긴박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외출'도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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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처방약물 투입.. 한 때 긴박한 상황 확인
지지층 결집 노린 '깜짝 외출'로 방역수칙 위반 논란
1차 TV토론 결과 반영된 여론조사서 14%P나 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 앞을 지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베데스다=AFP 연합뉴스

치료도 난항이고, 지지율도 엉망이다. 방역 수칙 위반 논란으로 역풍도 거세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흘째 입원 치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진료 중인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와 의료진은 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州)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이 강조하고 싶었던 건 크게 두 가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계속 나아지고 있고, 이르면 5일 퇴원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위중 상황도 드러났다. 일단 양성 판정을 받은 2일 고열은 물론 혈중 산소포화도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던 사실을 의료진이 시인했다. 산소포화도는 일반적으로 95% 이상이어야 안정적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 때 93%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라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의료진은 또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덱사메타손이 산소 결핍 회복을 위해 중증환자에게 주로 처방하는 약물이라는 점이다. 의료진은 앞서 NYT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다"고 한 보도를 확인해주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확진 초기 상황이 긴박했음을 알 수 있다. 폐렴 가능성도 제기됐다. 게다가 덱사메타손 처방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미 CNN방송은 "덱사메타손이 염증 완화에는 효과가 있지만 전염병과 싸우는 신체 능력은 손상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사실을 공개하기 전인 1일에 이미 1차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도 이를 숨겼다"고 폭로했다. 2일 새벽 2차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이를 알렸다는 늑장 공개 지적이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대통령 건강 상태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베데스다=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외출'도 논란을 불렀다. 그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 "병원 바깥에 있는 팬과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린 뒤 경호차량을 타고 월터 리드 병원 앞 지지자 수백명을 직접 찾았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지지층 결집을 노린 퍼포먼스였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마스크를 쓴 채 손만 흔들어 인사하고 복귀했지만 비판이 집중됐다. 코로나19 치료 중 최소 14일 격리 수칙을 위반했고, 함께 차량에 탔던 비밀경호국 요원 2명의 건강을 위협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정치쇼를 위해 주변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 NBCㆍWSJ 공동 여론조사에서 그는 3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53%)에 14%포인트나 뒤졌다. 9월 같은 조사(8%포인트)보다 차이가 더 벌어졌고, 7월 조사(11%포인트)와 비교해도 격차가 컸다. 더욱이 이번 조사는 1차 TV토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진행된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은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2, 3일 진행된 로이터통신ㆍ입소스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10%포인트를 앞섰다.

미 CBSㆍ유고브의 경합주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7%포인트 뒤졌다. 다만 격전지 오하이오에선 동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각 주별 승부가 중요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여론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판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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