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광경 처음"..언택트 추석 쓰레기 콸콸, 스티로폼 산 쌓였다
“요즘처럼 쓰레기가 많았던 적이 없었어요. 쌓아둘 곳이 부족해서 출입구까지 꽉 차잖아요. ”
5일 오전 11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용인시재활용센터에서 만난 직원 A씨의 말이다. A씨는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2~3일엔 거의 전 직원이 휴일을 반납하고 나와서 일했다”며 “적체된 쓰레기를 정리하느라 그야말로 비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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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산’에…쓰레기 대란 현실화
추석 연휴가 끝난 이날 해당 센터에는 5t짜리 트럭들이 쉴 새 없이 들어왔다. 1대당 1t 정도의 재활용 쓰레기가 실린다. 이 센터는 아파트를 제외한 용인시 내 일반주택·가정집 등의 쓰레기가 모이는 곳이다. 보통 5t 트럭 70대가 쓰레기를 싣고 드나든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연휴 중간중간 쌓인 쓰레기를 선별·정리했다고 해도 앞날은 캄캄하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직원 약 50명이 오전 8시부터 선별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쓰레기로 만들어진 ‘쓰레기 산’은 낮아질 줄 몰랐다. 쓰레기를 빠르게 정리해 수거 업체에 보내지 않으면 쓰레기는 눈더미처럼 계속 쌓여만 간다. 이렇게 되면 쓰레기를 쌓아둘 공간이 없으니 물밀 듯 들어오는 쓰레기를 더는 받을 수 없게 된다.
용인시재활용센터를 관리하는 용인도시공사의 정용덕 환경사업팀 과장은 “‘쓰레기 대란’은 별거 없다. 쓰레기 쌓이는 속도를 빠지는 속도가 감당하지 못하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다”며 “센터에 쓰레기가 쌓이게 되면 쓰레기를 더는 받을 수 없으니 이를 처리할 수 없는 지역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재활용폐기물 발생량은 전년 대비 11.4% 늘었다. 쓰레기양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목된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언택트 소비가 강조되면서 배달 문화가 급성장하며 자연스레 생활쓰레기양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또 감염 우려로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 완화되면서 일회용 컵이나 용기 등의 사용이 증가한 탓도 있다. 이날 만난 한 직원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가 발표된 지난 8월 30일을 기점으로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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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추석 연휴…직원들 한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 연휴도 쓰레기 증가에 한몫했다. 연휴 기간에는 스티로폼 박스와 같은 선물 포장재 등 평소보다 많은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에 환경부도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7일까지 추석 연휴 생활폐기물 특별관리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용인시재활용센터도 추석 직전 스티로폼 쓰레기가 몰려 이곳에 ‘스티로폼 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정 과장은 “추석 연휴가 끝났으니 오늘내일은 그동안 못 받았던 쓰레기가 몰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의 처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폐플라스틱 단가가 낮아지면서 수거 업체들이 쓰레기 수거를 반기지 않게 됐다고 한다. 재활용품을 사들이느니 새것을 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용인시재활용센터도 지난 4월부터 단가를 기존 가격보다 33%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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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 붙은 스티로폼 박스 안돼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쓰레기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 외에도 올바른 쓰레기 배출법이 중요하다고 현장 관계자는 강조했다. 김종대 용인도시공사 환경사업팀 팀장은 “스티로폼 박스에 테이프를 부착한 상태로 버리는 분이 많다. 이렇게 버리면 직원들이 하나하나 테이프를 스티로폼에서 떼야 한다”며 “이는 작업 시간을 더디게 만든다. 쓰레기 분리 배출 방법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용인=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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