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새 진원지 부산 만덕동..잇단 확진 소식에 주민들 '불안'

노경민 기자 2020. 10. 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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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동 단위 '핀셋 방역' 조치에 긴장감 돌아
소공원 폐쇄 조치에도 일부 '나몰라라' 공원 산책
5일 부산 북구 만덕동의 신덕공원 입구에 '공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0.10.5/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백양초 관련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만덕동 일대에 아예 손님이 끊겼어요."

추석 연휴를 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진원지로 지목된 부산 북구 만덕동 주민들과 상인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고령층이 많은 만덕동 현지 주민들은 코로나19 지역 확산세로 인해 공원이 폐쇄되자 '답답함'을 호소했고, 가게 상인들은 만덕동이 위험 지역으로 인식돼 기존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 1일 부산시는 연일 북구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15일까지 2주간 만덕동 일원에 '핀셋 방역' 조치를 내렸다. 이 기간 만덕동 일원의 모든 소공원(18개)이 폐쇄되고, 일반음식점 및 휴게음식점에 대해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하는 '집합제한 명령'이 발령됐다.

시 보건당국이 만덕동에 내린 동단위 집합제한 명령은 전국 최초 사례다.

이같은 시의 강화된 조치가 나온 이유는 9월 이후 만덕동에서만 총 22명이 확진될 정도로 지역 감염에 대한 위험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그린코아목욕탕, 백양초등학교, 현대스포렉스 수영장, 음식점 등 여러 다중이용시설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 현장 점검을 통해 방역수칙 미준수가 적발되면 해당 구역에 즉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5일 오후 <뉴스1>이 찾아간 만덕동 음식점과 카페는 지난 추석 연휴부터 의무적으로 출입자 명부 작성을 실시하고 있었다. 아울러 가게 내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 의무 착용, 사람 간 2m(최소 1m) 거리두기, 영업 전후 하루 최소 2회 이상 시설 소독 및 환기 등 강화된 방역 수칙을 함께 시행한다.

집합제한 명령 조치로 영업장 내 판매를 중단하고 배달과 포장 주문 위주로 운영하는 가게가 적지 않았다.

방역을 위해 가게 내에서 사용한 화장지는 손님이 직접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음식점도 있었다.

5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백양초등학교 입구. 학교 관련 확진자 발생이 잇따르자 5일부터 8일까지 백양초는 대면수업을 중지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한다.2020.10.5/뉴스1© 노경민 기자

이렇게 상인들이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상인들이 강화된 방역수칙을 따르고 있지만, 이들의 걱정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학생과 함께 거주하는 가족까지 꼬리를 무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백양초등학교 인근 상권의 고심은 다른 곳에 비해 더욱 깊어 보였다.

백양초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서모씨(63)는 "백양초교에서 코로나 확진자 나오면서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수영장, 목욕탕,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와 사람들이 아예 오질 않는다"며 "아직 감염 위험이 남아있어 장기적으로 걱정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가게 문을 닫고 집에 있을 순 없으니 불안한 채로 장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지역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로원이 반년 넘도록 문을 닫으면서 공원이 일상의 주가 된 노년층들은 이번 소공원 폐쇄 소식에 일제히 실망감을 드러냈다. 소공원에 폐쇄 소식에 산행을 떠나는 등산객들도 적지 않게 보였다.

인근 주민 오모씨(61)는 "상권이 즐비한 역 주변에는 가지 못하고 있다. 집에만 있기는 답답해서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산에 오게 됐다"며 "뉴스에서 만덕동 확진 소식이 나오자 주변에서 계속 조심하라고 연락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5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하늘공원에 출입금지 펜스가 쳐져 있다.2020.10.5/뉴스1© 노경민 기자

관내 18곳의 소공원이 폐쇄되면서 공원 입구에 대부분 출입금지 문구가 나붙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원 내 벤치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나몰라라' 휴식을 취하는 불청객도 보였다.

주민 A씨(69)는 "역 주변으로 내려가지 못해 바람 쐴 겸 잠시 공원에 들렀다"며 "인근 복지관도 문을 닫은 상태인데 자주 들르는 공원까지 문을 닫아 솔직히 섭섭하다. 쉴 곳이 없어 많이 불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구 관계자는 "만덕 1, 2, 3동에 공원 폐쇄 조치를 완료했다. 폐쇄된 공원을 관리하는 북구 자활근로자가 계속 공원 1곳씩 맡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공원 내 방역수칙 위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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