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체납자 '숨긴 돈다발',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

김도영 2020. 10. 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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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빅데이터 분석 기법이​ 밀린 세금을 거두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들이 주소를 옮기고 현금을 숨겨 놓으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데, 대규모 체납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제가 사는 집이 아니고... (선생님 지금 여기 계시는 게 눈으로 확인됐어요.) 내가 나갈게요."]

체납추적팀 직원들이 집안 곳곳을 뒤집니다.

옷장 속 가방에서 5만 원짜리 돈다발이 발견됩니다.

1억 원입니다.

지방으로 이사 갔다던 체납자는 알고 보니 서울에 있는 아내 명의의 아파트에서, 월세를 내며 살고 있습니다.

사실상 자기 집인데 세입자로 가장한 것입니다.

["(여기 계실 겁니까, 들어가시겠습니까?) 제가 약속이 있어서요."]

마지못해 집안으로 들어서는 이 남성은 3년 전 이미 고액 체납자 공개 대상이었습니다.

세금을 안 내고 버티다 실거주지가 들통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천만 원어치가 넘는 달러에 명품 시계까지 줄줄이 발견됐습니다.

이번 추적 조사에서 큰 역할을 한 건 빅데이터 분석 기법, 방대한 체납자 정보를 종합 분석해 실제 사는 곳과 숨긴 재산을 추정, 확인한 것입니다.

[정철우/국세청 징세법무국장 : "(자산을) 동거인이 보유하고 있는지, 실제 고가 주택에서 실거주를 하고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확인합니다."]

사는 곳뿐 아니라 금융거래와 친인척 부동산 내역까지 분석에 활용되면서 각종 탈세 수법이 포착됐습니다.

올해 8월까지 국세청이 1조 5천억 원이 넘는 세금을 징수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체납 추적 조사 대상이 되면 잠복과 미행, 현장 탐문이 수개월 동안 이뤄집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1차 선정된 고액체납자 800명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추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혜

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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