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짜리 한 학기 수업료로 4093만원.. 외교관 자녀 세금 지원 3년간 460억

송혜진 기자 2020. 10.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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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수준 높은 선진국 가도 주로 학비 비싼 국제학교 보내.. 자녀 한명당 1600만원꼴 지급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2019년 일본 히로시마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의 중학교 1학년 자녀는 국제학교 한 학기 수업료로 3만5277달러(한화 4093만원)를 나라에서 지원받았다. 2018년 미국 휴스턴 총영사관 외교관의 만 네 살 자녀는 한 학기 학비로 3만613달러(약 3552만원)를 예산에서 지급받았다. 우리나라 해외 근무 외교관 자녀 상당수가 이처럼 한 학기에 수천만원씩 하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가 5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3년간 재외 공관 주재 외교관 자녀 학비로 지원된 예산이 3963만2841달러(약 460억원)에 달했다. 2017년 1172만8904달러(약 137억원), 2018년 1257만8427달러(약 146억원), 2019년 1532만5510달러(약 178억원)였다. 직원 1846명의 자녀 2840명이 지원받은 금액이다. 자녀 1명당 1600만원꼴로 지원된 셈이다. 한 학기 기준 2만달러 이상의 학비가 지원된 공관은 일본 히로시마와 후쿠오카, 미국 휴스턴, 베트남 호찌민, 헝가리, 독일 함부르크, 필리핀 등이었다.

재외 공무원 자녀 학비 지원 규정에 따르면, 유치원 자녀에게는 ‘1인당 월평균 미화 300달러를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으나, 국제학교에 보낼 땐 사실상 제한이 없었다. 초·중학생 자녀 학비도 ‘1인당 월평균 미화 700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고등학생 자녀는 ‘1인당 월평균 600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외교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초과분의 65%까지 예산에서 지원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해외 근무 공무원들이 일부 초과분을 부담하더라도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국제학교 등에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같은 선진국은 공교육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한 학기에 수천만원 하는 국제학교에 보내는 외교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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