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폭로 대위 진술 뒤집자..수사 조언 지인 휴대폰 턴 검찰
추미애 법무장관 보좌관으로부터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병가 연장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한 미2사단 지역대 지원장교 김모 대위가 수사 막바지인 지난달 19일 “지역대장으로부터 휴가 연장 구두 승인을 받아줬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자, 서울동부지검은 사흘 뒤 김 대위의 검찰 수사 관련 조언을 해주던 지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 아들 무혐의에 반대되는 진술을 하는 김 대위의 증언 신빙성을 무력화 하기 위해 동부지검이 수사 조언을 해준 지인의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하며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들여다보고 진술 조작 정황을 찾으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식의 수사 방식이라면 추 장관 아들의 변호인은 물론 추 장관의 휴대전화까지 함께 압수수색해서 이들이 나눈 수사 관련 대화 내용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부지검, 秋아들 폭로 대위 ‘거짓말쟁이’로 몰아
김 대위는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벌어졌던 2017년 6월 당시 쓰던 자신의 3년전 휴대전화를 집에서 발견한 뒤 지난달 19일 이를 동부지검에 제출했다. 김 대위는 사설 포렌식 업체에서 당시 자료들을 복구해 기억을 정리한 뒤 “지역대장으로부터 구두로 휴가 연장 승인을 받아다 준 적이 없다”고 새로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하지만 동부지검은 김 대위의 새 진술을 듣고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나서기 보다 그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1일 해당 사설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22일에는 검찰 조사를 받던 김 대위에게 수사 관련 조언을 해주던 지인의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했다.
동부지검은 여자친구 사진 등 일부 개인 사생활 자료 등을 삭제하고 휴대전화를 수사팀에 제출했던 김 대위가 고의로 휴가 관련 민감한 자료들을 삭제했다고 봤다. 그리고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 센터에 김 대위 휴대전화 자료 복구를 다시 의뢰했다. 결과는 사설 포렌식 업체 복구 결과와 비슷했다.
법조계에서는 “동부지검이 추 장관 아들 무혐의에 반대되는 진술을 하는 김 대위의 진술이 조작됐다는 정황을 밝히기 위해 수사 조언을 해주던 지인 휴대전화까지 압수수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상 피의자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더라도 변호인을 압수수색하는 경우는 없다. 의뢰인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변호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할 경우 피의자 방어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같은 동부지검 식의 수사라면, 추미애 장관이나 추 장관 아들 변호인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해서 이들이 수사 과정에서 아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도 들여다 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추 장관 아들은 휴가 미복귀 사태가 벌어진 2017년 6월 25일 밤 “당직사병과 통화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수사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다.
추 장관 아들은 2차 병가 종료 전인 2017년 6월 21일 “김 대위로부터 휴가가 연장됐다는 전화를 받고 복귀일을 안내받았다”고 검찰 진술했지만, 김 대위는 “당시는 아들 휴대전화 번호도 몰랐다. 미복귀 사태가 터지고 난 뒤인 2017년 6월 25일 추 장관 보좌관이 다급하게 아들 휴대전화를 보내오며 전화를 해달라고 해서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통화한 게 전부”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징계 피하려 대위가 진술 번복?...징계시효 지나
검찰은 김 대위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징계를 받지 않기 위해서 “지역대장의 구두 휴가 연장 승인을 받아다줬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군 인사법상 2017년 6월 당시 사건은 이미 3년의 징계시효가 끝나 김 대위가 군 내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없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檢, “기억 안날 수 없다”며 추궁
김 대위가 검찰의 입장에서 “지역대장의 구두 승인을 받아줬다”고 진술한 것은 지난달 9월 12일이다. 이날은 토요일이었다. 이틀 뒤인 9월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추 장관에 대한 야당의 혹독한 질문 공세가 예상되던 시점이었다.
강원도 전방 부대에서 현역으로 근무하며 이미 몇 차례 동부지검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매번 수백킬로미터를 왕복했던 김 대위는 “평일에 조사를 받고 싶다”고 했지만, 동부지검은 굳이 이날 토요일에 김 대위를 불러 추 장관 보좌관 최모씨와 대질 신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자정 가까이 이어졌다.
김 대위는 “기억이 안난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검사와 수사관 등이 “기억이 안날 수가 없다”며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지역대장 구두승인을 받아다 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김 대위에게 원하는 답변을 이끌어낸 동부지검은 일요일인 다음날(13일) 추 장관 아들 서씨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환조사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월요일(14일) 추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며 야당 질문 공세에 대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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