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나' 된 코나EV, ESS 화재 때와 같은 중국산 LG 배터리
전문가 "ESS·전기차 화재 닮은꼴" 우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전기차(EV) 화재와 ESS 화재 사태가 몹시 ‘닮은꼴’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산간오지에 설치되는 ESS와 달리 EV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6일 업계·학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은 2018년 초부터 2019년 중반까지 난징공장에서 생산됐다. 2015년 말 준공해 2016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곳이다. ESS 화재 사태는 2017년 8월∼2019년 5월 발생한 23건의 연쇄 화재 사건을 말한다. 정부는 2차에 걸친 민관합동조사를 벌인 끝에 올 2월 ‘배터리 이상 때문으로 추정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1차 발표 이후에도 화재와 논란이 계속되자 ‘부실한 설치·운영 관리가 원인’이라고 8개월 전 발표했던 것을 뒤집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업체 제품에 어떤 결함이 있었는지를 밝히지 않은 점이 큰 논란이 됐다. ‘대기업을 의식해 이도저도 아닌 발표를 하고 결국 ESS 산업은 고사했다’는 비난이 비등했다.
배터리 구성품을 따져봐도 배터리 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코나EV는 LG화학이 HL그린파워(LG화학과 현대모비스 합작사)에 배터리셀을 공급, 배터리팩을 만든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현대케피코(현대차그룹 산하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 전문기업) 몫이다. 이들 부품을 현대모비스가 납품받고 자체 생산한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와 함께 조립해 현대차에 넘기면, 모듈 형태로 차 섀시에 얹힌다. 형제차 격인 니로 EV는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부터 BMS, BSA를 모두 생산해 기아차로 납품한다. EV 초기 버전인 쏘울도 코나와 같다. 업계 관계자는 “제작사가 조금 다를뿐 같은 부품”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흰 연기로 시작해 폭발하듯 불타는 장면들은 밀봉된 배터리 셀 내에서 불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 역시 “배터리는 한 번 불이 나면 폭발하듯 연소하기 때문에 주변 모니터나 관리 시스템을 강화한들 화재를 막는 근본 조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ESS 화재 사태 때 이런 우려를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관합동 조사위원회 등에 꾸준히 제기한 바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현대차, LG화학 등과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1년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우선 작년 7월과 8월 강릉과 세종시에서 발생한 화재 2건과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국과수는 “배터리 제조 당시 미세한 제조 결함이 있었다면 운행 초기에는 괜찮다가 충·방전을 지속하면서 손상이 커질 수 있다”며 “배터리 내부 ‘절연파괴로 인한 열폭주(과전류로 인한 스파크 현상)가 발생해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역시 추정이며 2건에 대한 조사여서 국토부 조사 결과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당혹감에 빠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나EV 고객들에게 사전 안내문을 보내 사과하고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10월 중’이란 시점을 못 박은 것은 이례적이고 엄중하게 본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코나EV는 9월 말까지 국내 총 3만1841대, 해외 총 9만37대가 판매됐다. 코나EV와 니로EV 등의 선전에 힘입은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 판매에서 4위에 오른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나EV에 공급된 배터리 셀이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것은 맞지만 이를 ESS와 결부짓는 건 전혀 맞지 않다”며 “둘은 생산 라인과 제품 모델이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ESS 화재 때도 난징공장 초기물량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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