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겨레

코로나 불황 속 상인들 "건물주도 고통 분담해야"

전광준 입력 2020. 10. 06. 18:16 수정 2020. 10. 06. 18:26

기사 도구 모음

임대료만 생각하면 ㄱ씨는 숨이 턱턱 막힌다.

27년째 서울 명동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며 임대료 한번 안 밀렸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사정이 달라졌다.

참여연대와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피해입은 상가 임차인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서둘러 임대료 감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참여연대, '코로나19 상가임차인 피해사례' 기자회견 열어
"월세 생각하면 막막해"..답답함 토로한 임차인들
"'고통분담 긴급입법' 시급하다"
6일 열린 ‘코로나19 상가임차인 피해사례 및 고통분담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서 임차인 ㄱ씨가 발언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임대료만 생각하면 ㄱ씨는 숨이 턱턱 막힌다. 27년째 서울 명동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며 임대료 한번 안 밀렸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8월 준 3단계 거리두기로 가게를 닫다시피 해 줄어든 손님은 돌아올 기미가 없다. 하지만 빈 호주머니에서 월세 275만원은 매달 빠져나간다. 최근 정부의 맞춤형 지원금 150만원을 받았지만 한달 월세를 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리운전까지 뛰기 시작했지만 월세 내는 데 급급하다. 임대인은 재개발을 이유로 퇴거까지 요청하고 있다. ㄱ씨는 6일 <한겨레>에 “막막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임대인들도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여연대와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피해입은 상가 임차인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서둘러 임대료 감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인과 금융기관, 임차인 등 상가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가운데 임차인만 온전히 피해를 부담하는 현 상황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상가 임차인들이 참석해 임대료 부담과 임대인의 ‘갑질’로 입은 피해를 토로했다.

임차인 ㄴ씨는 ‘갑’인 임대인을 상대로 임차인이 권리를 행사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ㄴ씨 부부는 매일 13시간씩 하루도 안 쉬고 카페를 운영하지만 임대인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보증금과 임대료를 5%씩 올렸다. 관리비를 50% 인상한다는 ‘통보’도 했다. 관리비 집행내역을 요구하자 임대인은 화장실 열쇠까지 빼앗았다. ㄴ씨는 “임대료를 내려달라고 ‘차임 증감 청구권’을 행사하고 싶지만 막무가내인 임대인에게 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사는데 소송으로 가는 상황 자체가 제 살 깎아먹기다”라고 말했다. 박지호 맘상모 사무국장도 “임차인이 차임 증감 청구권을 행사해도 임대인이 응하지 않으면 끝이다.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임차인의 고통 분담을 위해 ‘상식을 뛰어넘는 정부의 긴급 입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긴급재정명령에 준하는 행정조치로 임대료를 감면케하고 대신 정부나 지자체가 감면분을 부담하는 ‘고통분담 긴급입법’을 대안으로 내놨다. 박 사무국장은 “임차인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은 임대료라는 고정비 절감이다. 임차인-임대인-금융기관 이해관계자 사이에 고통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은행 대출 때문에 임대료를 올려 받을 수밖에 없는 ‘생계형’ 건물주도 있는만큼 이들에 대한 대출 이자를 감면해주는 금융기관에 정책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맘상모 등은 “임대료 감액 청구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임차인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며 임대료 감액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나 지자체가 보유한 상가나 시설 임대료의 선제적 감면도 주장했다.

발언을 이어가며 감정이 격해진 ㄱ씨는 기자회견이 끝나자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코로나19 정국에서 저 같은 영세 자영업자는 다 죽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협박이 아니라 호소입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