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내년 기술력 우위로 TSMC 대추격 개시

이홍석 2020. 10.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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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나노 공정 돌입하며 초격차 기술 속도 높일 듯
기술력 향상에 생산력 증대 효과로 점유율 상승 기대
SMIC 제재 반사이익에 고객 신뢰 구축도 긍정적 영향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 본격적인 추격을 개시할지 주목된다.


초미세공정 가속화와 함께 미국 정부의 중국 업체 제재에 따른 반사효과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 공정 로드맵에서 타이완 TSMC를 한 발 앞서 나가게 되면서 초미세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ExtremeUltraViolet)을 활용한 미세공정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이러한 초격차 기술력이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삼성, 내년부터 TSMC와 기술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7나노미터(nm·1나노 10억분의 1미터)에 이어 올해 연내 6·5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부터는 4나노 공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지난 2014년부터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펼쳐온 업계 1위 TSMC는 내년에 5나노+ 공정의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TSMC가 7나노 공정에 먼저 들어갔지만 지난해 7나노 EUV에 이어 올해 6·5나노 공정에 나란히 돌입하며 치열하게 전개된 양사간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초미세공정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 나갈 것으로 보여 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에서도 지각 변동이 있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16%의 점유율로 1위 TSMC(55%)와 약 40% 가까운 격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양사가 거의 차이가 없지만 고객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TSMC가 점유율에서는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연내 5나노 칩에 이어 4나노 칩까지 양산하게 되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에 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를 위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착공하는 등 생산력 증대에도 힘쓰고 있어 기술력과 생산력이 결합되면서 내년 이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4-2023 TSMC·삼성전자·SMIC 기술 공정 로드맵.ⓒ삼성전자

◆ 美의 SMIC 제재 반사효과에 고객 신뢰 확보로 기대감 ‘업’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시작으로 SMIC 등 중국 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면서 긍정적 반사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약 4%(올해 2분기 기준) 수준인 5위 업체다. 기술력도 지난해 3분기에 14나노 핀펫 공정을 통한 칩 대량생산에 성공해 7나노에 이어 연내 6·5나노 공정에 들어가는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 등과는 격차가 있다.


SMIC가 기술력과 점유율에서 어느정도 격차가 있기는 하지만 높은 기술력에 비해 점유율은 낮은 삼성전자로서 호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SMIC에 대한 수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미국 기업에만 적용되는 수출통제조례(EAR) 조항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화웨이 등에 적용된,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에도 대상 기업에 수출 금지를 요구하는 '블랙리스트 제재'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미국산 설비와 재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SMIC로서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다 향후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와관련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반도체 업계는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제재로 삼성전자가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트렌드포스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SMIC의 장비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12인치 팹(공장) 확장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규 장비 구매가 불가능해지면서 28나노 이상 공정에서의 용량 확대와 14나노 이하 고도공정에 대한 연구개발(R&D)이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MIC의 해외(비중국) 고객들은 리스크 완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같은 다른 국가의 파운드리로 수주방향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잇따른 파운드리 수주로 기술력 검증 뿐만 아니라 고객사와의 신뢰구축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에 이어 지난달 초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주에도 성공했다. 또 퀄컴의 5세대이동통신(5G)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인 스냅드래곤875(가칭)을 전량 생산하는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위탁생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업체로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자체적으로 칩 설계를 하는 것이 고객인 팹리스(Fabless·칩 설계 전문) 업체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를 야기하는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그동안 업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점을 딛고 잇따라 사업을 수주하면서 내년에 TSMC에 대한 대추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초미세공정을 내세워 파운드리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팹리스 고객들과의 신뢰 구축에도 힘쓰면서 조금씩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내년엔 올해보다 더 나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예상치.(단위: 백만달러, %)ⓒ트렌드포스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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