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비수기였는데..코로나19에 치킨집 '추석 특수', 매출 100% '껑충'"

이비슬 기자 2020. 10. 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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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방문 자제·여행길 막히자 '집콕족' 배달 주문 ↑
"유지하면 선방"이라던 명절 치킨 매출 이례적 '특수'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치킨집들이 올 추석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나며 반짝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연휴는 치킨집 입장에서는 비수기로 통한다.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고 차례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치킨을 시켜먹을 수 있는 형편이 안된 탓이다.

하지만 올 추석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면서 명절 특수를 누렸다. 명절에도 집에 머무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표 배달 음식인 치킨 판매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치킨 주문 고객 지난 추석보다 평균 81% 늘어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9/12~9/15) 대비 올해 추석(9/30~10/4) BBQ의 매출은 약 100% 증가했다. 이는 당초 업계 예상을 두 배가량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족'이 치킨을 대거 주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매출이 상승했다. bhc 치킨은 약 90%, 교촌치킨은 52% 매출이 늘었다. 세 업체 평균 증가율은 81%에 이른다.

코로나19가 전국을 덮치기 직전 마지막 명절이었던 올해 설 연휴와 비교해도 매출 증가세는 뚜렷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설 명절 대비 이번 추석 매출이 16% 올랐고, BBQ 45%, bhc는 약 10% 늘었다.

치킨 주문이 가장 많았던 날은 프랜차이즈 3사 모두 달랐다. 교촌치킨은 추석 전날인 9월30일 주문량이 가장 많았고, BBQ는 자사 앱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 직후인 10월3일에 가장 많은 주문이 몰렸다. 교촌 관계자는 "명절 당일엔 영업을 하지 않는 가맹점도 있어서 직전 매출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hc의 경우 지난해 추석부터 매 명절 바로 다음 날에 치킨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추석엔 연휴 전체 주문 고객의 40%가 명절 다음날에 치킨을 주문했다.

올해 연휴 기간 가장 인기가 높았던 메뉴는 평소 인기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촌치킨은 스테디셀러 '허니콤보'와 '레드콤보'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bhc도 인기 메뉴 '뿌링클'에 이어 '콤보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렸다.

BBQ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 신제품 할인 행사를 열면서 인기 순위가 변했다. 추석 판매 1위는 '황금올리브치킨'이 그대로 왕좌를 지켰지만 2위는 유튜브 '네고왕'을 통해 출시를 예고했던 신제품 '메이플 버터갈릭'이 차지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명절 연휴 매출을 평일과 같이 유지만 하더라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며 "올해 명절은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발생해 이례적으로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추석 귀성 않고 '집콕'…외식도 위험해 배달 수요 ↑ 명절 연휴 배달이나 외식 음식을 찾는 소비자는 최근 더 늘어나는 추세다. 명절을 휴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귀포족(귀성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진 데 따른 변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급증한 것도 배달 음식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고향 방문을 줄인데 이어 국내외 여행도 자유롭지 않아 집에 머무는 소비자는 더 많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추석연휴 (9/29~10/4) 귀성·귀경객을 포함한 전국 이동 인원은 지난해보다 3.1% 줄어든 3116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가 지난해보다 하루 더 길었던 점도 매출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고향 방문 자제 권고로 연휴기간 주문이 늘어날 상황에 대비해 정상 운영을 결정한 가맹점도 늘었다.

서울시 동대문구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을 방문하지 못 한건 나 또한 마찬가지"라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추석 당일에도 영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홀 영업도 했지만 매장에서 먹고 가는 손님들은 거의 없없다"며 "연휴 기간 배달 주문이 90% 정도였다"고 언급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치킨 매출이 늘어난 건 방역 지침에 따라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일종의 지표"라고 설명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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