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은 누구? "북에 있는 딸 신변 고려" 여야 입단속

정환봉 2020. 10. 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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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관 대리대사는 귀임을 앞둔 2018년 11월10일 대사관을 부인과 함께 벗어나 잠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언론에 조성길 전 대리대사 관련 보도 자제를 공개 요청한 '입장문'에서 "내가 북한 외무성 부국장으로 있던 시절, 조성길은 같은 외무성 5과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있었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조 전 대리대사의 딸이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지난해 2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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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사관서 북 물품 조달
잠적 8개월 지나서야 한국 입국
다른 국가 망명 시도했을 가능성
태영호 "북에서 외무성 함께 근무
아버지·장인 대사 지낸 외교관 집안"
전해철 "본인이 알려지길 원치 않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2018년 3월2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 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평화의 종’을 들고 있다. 산피에트로디펠레토/AP 연합뉴스

조성길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관 대리대사는 귀임을 앞둔 2018년 11월10일 대사관을 부인과 함께 벗어나 잠적했다. 잠적 당시 직급은 ‘1등 서기관’이었고 ‘임시대리대사’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그는 2015년 5월 이탈리아 대사관에 ‘3등 서기관’으로 부임했는데, 이때가 이탈리아 첫 근무는 아닌 듯하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언론에 조성길 전 대리대사 관련 보도 자제를 공개 요청한 ‘입장문’에서 “내가 북한 외무성 부국장으로 있던 시절, 조성길은 같은 외무성 5과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있었다”고 적었다. 태영호 의원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공사로 일하다 한국으로 온 사실이 2016년 8월17일 박근혜 정부 통일부의 공식 기자회견으로 확인됐다. 태 의원은 2019년 1월 “나의 친구 조성길에게”라는 공개 편지에서는 “2008년 1월 우리 가족이 로마에 갔을 때 자네가 우리 애들을 로마 시내와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 데리고 가 하나하나 설명해주던 때를 추억하네”라고 적었다.

태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선 “조성길은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조 전 대리대사의 딸이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지난해 2월 밝혔다. 반면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지난해 2월 조 전 대리대사의 딸이 강제 송환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 전 대리대사의 망명 및 한국 선택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는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이른바 ‘사치품’을 포함해 북한에 필요한 물품 조달 업무를 주로 맡았다고 알려졌다. 다만 2018년 11월에 잠적한 뒤 8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7월에야 한국에 입국한 이유는 애초 한국을 망명지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조 전 대리대사는 다른 국가로 망명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자 한국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 전 대리대사의 한국 망명 사실이 알려졌지만, 정치권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북한에 남은 조 전 대리대사 가족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여당 소속인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도 7일 기자들을 만나 “조 전 대리대사가 지난해 7월 자진해서 한국에 오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입국한 것은 맞다. 하지만 본인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가족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더 불안한 상황이다. 더 이상 보도가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당은 북한 대사의 한국 망명 사실 공개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북한에 남아 있는 조 전 대리대사 가족 신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야당도 비슷한 분위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보위 여야 간사 합의로 조 전 대리대사의 입국 사실 정도만 확인해주기로 했다”며 “신변 안전 문제 때문에 그 이상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적었다. 태영호 의원도 이날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 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이날 시작된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환봉 장나래 기자, 이제훈 선임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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