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여기 텐트 치는 장소 아니래요'..'캠핑 민폐족' 주의보

백나용 2020. 10. 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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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이날 함덕해수욕장 사례뿐만 아니라 '내가 텐트를 설치하는 곳이 곧 야영장'이라는 태도의 캠핑족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캠핑장 명당에 텐트를 상시 설치해 놓고 주말에만 잠시 이용하는 방법으로 캠핑장을 독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제주시 조천읍 주민 임모(60·여)씨는 "아니 온 듯 캠핑을 왔다 간다면야 민폐랄 것이 어딨겠느냐"며 "하지만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낭만이랍시고 금지 구역까지 텐트를 설치하니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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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데서나 캠핑하며 쓰레기 불법 투기해 주민·관광객 큰 불편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아빠! 여기는 텐트 치고 고기 구워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니래요∼'

'자녀들에게 규정을 지키는 멋진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텐트 및 그물막 등 설치 금지', '야영 및 취사 행위 금지 구역'….

7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 무단 설치된 텐트 [촬영 백나용]

7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텐트와 그물막 설치 금지를 알리는 크고 작은 현수막과 안내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런데도 현수막과 안내판을 앞뒤로 형형색색의 텐트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해수욕장 내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취사 또는 야영을 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거나 해수욕장 이용 금지 또는 퇴장을 명할 수 있다는 안내까지 있었지만, 헛구호에 불과했다.

언뜻 봐도 캠핑이 가능한 야영장이 아닌 곳에 설치된 텐트가 많았다.

텐트 주변에는 버너를 비롯해 캠핑용 그릴과 화목난로, 심지어 10인용은 족히 넘어 보이는 솥까지 보였다. 여기저기 빨래도 널어놓았다.

텐트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도 뒹굴어 다녔다.

그림 같은 바다를 가깝게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에 설치한 텐트도 목격됐다.

도민 김모(63·제주시 조천읍)씨는 "아름다운 경치에 텐트가 옥에 티가 되고 있다"며 "산책로에 설치한 텐트 안의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밖에서 걷는 나는 불편하다"고 말했다.

7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 무단 설치된 텐트 [촬영 백나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면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기본 매너조차 지키지 않는 '민폐 캠핑족'이 늘고 있다.

이날 함덕해수욕장 사례뿐만 아니라 '내가 텐트를 설치하는 곳이 곧 야영장'이라는 태도의 캠핑족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지난 2일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팔랑못 인근에서 관광객 A씨가 캠핑하던 중 뱀에 물리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비양도 의용소방대원과 비양도 주민들이 빠르게 대처해 A씨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비양도는 등록된 야영장이 없지만, 비양봉과 팔랑못 주변 등에 캠핑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캠핑하면서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무개념족'도 많다.

추석 연휴 협재해수욕장 화장실은 휴지통을 방불케 했다.

연휴를 맞아 대거로 나온 캠핑족과 나들이족이 무차별로 버리고 간 각종 플라스틱 컵과 음료 캔, 휴지 등 쓰레기 때문이었다.

화장실 내부 세면대나 외부 수돗가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을 포함한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차기 일쑤다.

지난 2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화장실에 버려진 쓰레기 [촬영 백나용]

경치 좋은 주차장을 독차지하는 '얌체 차박족'도 대표적인 민폐 캠핑족으로 꼽힌다.

주차장 바로 앞 황홀한 바다 풍경이 펼쳐진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수욕장 주차장은 이른바 차박의 성지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금능해수욕장 주차장은 밤낮 할 것 없이 늘어선 캐러밴이나 차박용 차량으로 주차장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평일에는 인근 야영장보다도 주차장에 몰리는 캠핑족이 많을 정도다.

캠핑장 명당에 텐트를 상시 설치해 놓고 주말에만 잠시 이용하는 방법으로 캠핑장을 독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텐트나 차박용 차량이 좋은 위치를 선점하며 무질서한 모습이 연출될 뿐만 아니라 텐트나 차량 내·외부에 여러 가지 캠핑용 도구를 방치하면서 화재 등 사고 발생 위험까지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호해수욕장 인근 국유지에 무단으로 장기간 설치됐던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내부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불이 주변 소나무밭으로 옮겨붙을 수도 있었다.

제주시 조천읍 주민 임모(60·여)씨는 "아니 온 듯 캠핑을 왔다 간다면야 민폐랄 것이 어딨겠느냐"며 "하지만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낭만이랍시고 금지 구역까지 텐트를 설치하니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바리바리 캠핑용품만 챙겨 올 것이 아니라 '공공질서 준수'라는 개념도 같이 챙겨왔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함덕해수욕장으로 산책을 나왔던 그는 무단으로 설치된 텐트 인근에 떨어진 페트병 등을 주우며 걸어갔다.

제주시 금능해수욕장에서 차박하는 도민과 관광객 [촬영 백나용]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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