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 더 키운 병원장들 사과.."재응시 기회주면 분노커져"

김정현 2020. 10.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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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신설과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 거부 집단행동을 벌인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허락해달라며 대학병원장들이 고개를 숙였지만 오히려 다수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더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화장단, 국시를 주관하는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원장도 나서서 국민권익위원회에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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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들 사과했지만 여론은 오히려 더 싸늘해
"다른 시험과 빗대 공평성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성적순으로 의대 가는 구조, 예전부터 문제 지적
"문제의식 못느끼는 의사들 사고방식 드러난 것"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대학병원장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 관련 사과성명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학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2020.10.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신설과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 거부 집단행동을 벌인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허락해달라며 대학병원장들이 고개를 숙였지만 오히려 다수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더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많은 청년세대들이 본인의 잘못된 선택조차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게 현실인데다, 누구 한 사람 이들을 구제해줘야 한다고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유별나게 의대생들을 위해 병원장들까지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지나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네이버에서 아이디 tngu****를 쓰는 네티즌은 대학병원장들의 대국민 사과 소식을 보도한 언론보도 댓글에 "미안해요 사과할테니깐 저도 7년전 수능 다시 치게 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kism****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의대생들이 사과해야지? 어디서 어릴적에 하던 버릇을 아직도 못 버렸나 다들 성인인데"라고 지적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은 지난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의대생들의 국시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면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화장단, 국시를 주관하는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원장도 나서서 국민권익위원회에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요청했다.

하지만 싸늘한 여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와 관련, "이 문제는 복지부와 의료계의 관계가 아닌 대국민과의 관계"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가 1년에 수 백개씩 치르는 국가시험 중 어느 한 시험만 예외적으로, 그것도 사유가 응시자에 의해 거부된 뒤 재응시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따라서 의대생들이 직접 사과를 한다고 해도 상황이 크게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복지팀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의사들에게 사회적으로 많은 혜택을 부여했지만 생명을 볼모로 삼고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 했던 행태 자체가 많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혜택을 받았다면 책임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일부 의대생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시 취소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게시한 것을 두고 정부가 추가 응시에 대한 국민적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밝힌 가운데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0.10.08. yesphoto@newsis.com

그는 특히 "이들(의대생들)이 시험을 보게 된다면 더 분노가 일어날 것"이라며 "다른 시험과 빗대 공평성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예방의학과 전공 교수는 "직장인이 아프면 본인이 이야기 하지 않고 부모가 대리 전화해서 자녀가 아프다는데요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다른 직역에서는 우발적인 일인데 의사들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집단적인 멘탈리티(mentality, 사고방식)로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는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를 투쟁의 도구로 삼았던 것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런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고 국시 거부를 선택하고 다른 단체들과는 소통 창구를 닫으면서 오히려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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