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사 특수통 한동훈의 조언 "사모펀드 투자자부터 살펴보라"

박국희 기자 입력 2020. 10. 9. 18:53 수정 2020. 10. 9. 21: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조계 "라임-옵티머스 펀드 지분 가진 세력 수사해야"
한동훈 검사장

한동훈 검사장이 “펀드 수사는 사모펀드에 투자한 실제 투자자들의 면면부터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론스타 주가조작 사건 등을 수사한 한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수사 특수통으로 꼽힌다. 추미애 법무장관 부임 이후 ‘채널A 사건’ 의혹으로 현재는 경기도 용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돼 있는 상태다.

한 검사장은 9일 본지 취재에 “펀드 수사의 핵심은 문제된 사모펀드에 투자한 실제 투자자들의 면면을 규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다중 피해를 끼친 해당 펀드를 비호해주고 그 대가를 받은 사람들을 가려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검사장은 “결국 소수의 몇몇 투자자들이 다른 다중 서민 피해자들을 착취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의 시위 모습/조선일보DB, 뉴시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펀드 사건 모두 일반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이를 경영진이 쌈짓돈처럼 빼돌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청와대와 민주당 등 여권 고위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과 증언, 자료들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지만 친정권 성향 검사들이 이를 수개월째 뭉개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이 몇달전 확보해놓고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옵티머스 펀드 사건 내부 문건을 보면 “문제 해결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돼 있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 “아낌없이 지원을 해준 고문들이 부각돼 게이트 사건화 우려” 등의 내용들이 포함돼 있었다.

라임자산운용 사건 주범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상호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왼쪽). 라임자산운용 사건으로 최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민주당 기동민 의원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경우 지난 총선에 출마했다 떨어진 이상호 전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유일하게 구속 기소된 상태고, 민주당 기동민 의원을 비롯해 전현직 민주당 의원들의 이름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지만 검찰은 몇달째 수사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을 한 것과 관련, 강 전 수석이 김 전 회장의 증언이 허위라고 반박하며 그를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페이스북

급기야 지난 8일에는 라임 핵심 주범 중 하나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법정에서 스스로 폭로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사실 역시 윤 총장은 사전에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으로부터 전혀 보고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의 수익 지분을 갖고 배당을 받기로 돼 있던 사람들이 누군지를 밝히는 데 검찰의 모든 수사력이 모아져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결국 정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나온 펀드 사건들의 수사를 막기 위해 올초 추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하고, 한 검사장을 비롯한 윤석열 총장 사단을 모두 한직으로 날려버린 것 아니냐”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