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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새 대표 김종철 '진보정치 세대교체'

정환봉 입력 2020. 10. 09. 20:36 수정 2020. 10. 1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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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의 '포스트 심상정'은 진보정치 2세대 김종철이었다.

그는 5일부터 치러진 정의당 대표 선출 당원투표에서 55.6%를 득표해 44.4%를 얻은 배진교 후보를 제치고 9일 당선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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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거대 양당 시대 지나갈 것"
심상정·노회찬 이끌던 진보정당
20년 만에 2세대로..새바람 기대
정의당 새 대표로 선출된 김종철 신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결과 발표 행사에서 배진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의당의 ‘포스트 심상정’은 진보정치 2세대 김종철이었다. 그는 5일부터 치러진 정의당 대표 선출 당원투표에서 55.6%를 득표해 44.4%를 얻은 배진교 후보를 제치고 9일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 대표가 당선되면서 정의당 지도부는 ‘노(회찬)·심(상정)’으로 상징되던 1세대가 퇴장하고 본격적인 세대교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심상정 전 대표는 이날로 임기를 끝내고 당직 일선에서 물러났다.

1999년 권영길 국민승리21 대표의 비서로 진보정당에 발을 들인 김 대표는 당의 핵심 실무 그룹으로 20년 넘게 진보정당 운동을 지켜왔지만, 1세대 명망가들과 조직세가 강한 자주파(NL·민족해방) 그룹에 밀려 굵직한 당직이나 공직과는 인연이 없었다. 김 대표는 독자노선을 앞세운 평등파(PD·민중민주) 계열로, 대중노선을 표방하며 선거 국면에서 리버럴 정당과의 연합을 강조해온 자주파 그룹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정의당 당사 회의실에서 “지금까지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양당이 만들어놓은 의제에 대해 평가하는 정당처럼 인식됐으나,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며 “이제 거대 양당이 정의당이 내놓는 의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아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으로 상징되는 거대 리버럴 정당과의 정책 차별화와 정치적 거리두기를 통해 진보정당의 독자적 길을 개척해나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돈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사회, 폐지를 줍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노인이 사라지는 사회, 실질적 성 평등이 구현되고, 청년의 자립이 보장되는 사회,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이 부모의 경제력에 상관없이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 안팎에서 ‘진보정치 2세대’로 불리지만, 노동운동에서 시작해 정당운동으로 옮겨온 심상정·노회찬과 달리 사회운동 자체를 진보정당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진보정당 1세대’라는 평가도 받는다. 세대적 감수성은 물론,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배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정당의 운영과 노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20년 만에 진보정당의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정의당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내년 7월까지 임기였던 심상정 대표가 총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조기 퇴진을 선언해 이번 선거가 치러졌다는 사실 자체가 정의당이 놓인 곤혹스러운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20대 국회와 달리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17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이 되면서 의회에서 정의당의 협조가 필요 없어졌다. 더구나 선거제도 개편으로 지난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까지 노렸던 정의당이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6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던 만큼, 당내에서도 독자적 생존능력의 강화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번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민주대연합의 종료’, ‘선명한 진보야당’ 등 독자노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 역시 다르지 않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금까지는 명망과 인지도가 높은 대중 정치인이 정의당을 이끌었으나, 신임 대표는 당 조직을 중심으로 한 집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신임 당대표가 잘 수행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리더십과 정체성이 긍정적으로 발휘되지 못한다면, 여당과 거리를 두는 독자노선과 함께 정치적으로 고립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과거 진보정당의 고질적 갈등이었던 민중민주(PD) 계열과 민족해방(NL) 계열의 갈등은 많이 사라졌으나, 그 자리에 민주당과 협력하느냐 독자노선으로 가느냐에 대한 갈등이 새로 등장했다. 이 갈등을 어떻게 승화시키냐가 차기 지도부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의제로의 확장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당 내부에선 지금까지 노동을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적 개혁노선에 더해 젠더와 생태 등 탈산업사회의 의제들을 본격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젠더 문제,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등 새로운 쟁점에 대해서 리버럴 거대 정당보다 얼마나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냐가 새 지도부의 과제가 될 것”이라며 “새롭게 떠오른 세대의 절박한 요구들과 불평등·기후위기 해소 등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도록 당 노선의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환봉 노지원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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