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고 주민 “12층 에어컨 실외기서 불”
9일 울산 남구 주상복합 ‘삼환 아르누보’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 경찰과 소방 당국은 “12층 에어컨 실외기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는 최초 신고를 토대로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다만 목격자들 사이에서 발화점을 두고 일부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분석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울산지방경찰청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울산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1차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소방 당국은 “1차 감식은 현장을 보존하고 화재의 전반적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발화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에 접수된 최초 신고는 8일 오후 11시 14분 “12층 테라스 에어컨 실외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사건 초기 실외기에서 불길이 시작돼 외벽을 타고 건물 전체로 번진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주민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불길이 3층에서 먼저 치솟는 걸 봤다”고 하는 등 다른 진술도 나오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건물 외벽을 타고 불이 빠르게 번져나간 점을 감안해 소방 당국은 외벽 마감재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화재는 8일 오후 11시 7분쯤 시작됐다. 소방 당국은 오후 11시 44분 인근 소방 관서 6곳의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지만 강한 바람이 불면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난 9일 새벽 12시 40분쯤 건물 외부에서는 불꽃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길이 잡혔지만. 아침까지 숨은 불씨가 되살아나는 일이 반복됐다. 특히 울산에는 30층 이상 화재 진압이 가능한 고가 사다리차가 1대도 없어 화재 초기 고층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국적으로 고가 사다리차는 서울과 경기 각 2대 등 총 10대뿐이다. 울산시소방본부 요청으로 부산에서 출발한 고가 사다리차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화재 발생 6시간 후인 9일 오전 4시 50분쯤이었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난 지 약 13시간 30분 만인 9일 낮 12시 35분쯤 초진을 완료했다. 초진은 화재가 더 이상 번질 우려가 없고 통제가 가능한 단계다. 33층 전체를 덮쳤던 한밤의 불길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약 16시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이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40명 규모 수사 전담팀을 꾸려 방범 카메라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수집·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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