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세력에 휘둘리는 與.. 당 내외 민주주의 사실상 실종 [심층기획]
새 지도부 '친문' 색채 한층 짙어져
'소신파' 금태섭·박용진엔 원색 비난
당내 비판 등 거스를 땐 문자테러도
전문가들 "與 브레이크 고장.. 결국 무너질 것"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상대 후보에게 가해졌던 친문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이나 비방 댓글에 대해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던 언급을 연상케 한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친문 색채가 한층 짙어진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민주당 당론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친문 지지자들의 주장이 준거 틀이 되고 있다.
공당이 강성 지지자들의 입김에 휘둘리는 현상은 특정 정치인을 배타적으로 선호하는 ‘팬덤 정치’와 무관치 않다. 팬덤 정치는 이 대표의 언급처럼 당의 ‘감시자’가 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 태도로 당내 민주주의를 해치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與, 깨져버린 다원성… ‘팬덤정치’의 그늘
민주당 내에서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목소리가 자주 들리는 것도 친문 팬덤의 부산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미애 사태’ 당시 민주당에서는 “추 장관 아들은 안 가도 되는 군대를 갔다. 오히려 칭찬해줘야 한다”고 특혜 의혹 당사자를 두둔하거나 안중근 의사에 빗댄 논평이 나왔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그룹 민 대표는 “이해찬 대표에 이어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도 민주당은 여전히 이견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어느 정당이든 이견이 허용돼야 하고, 그게 민주주의의 기본인데 ‘레드팀’ 역할을 아무도 하지 않으니 폭주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브레이크’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민주당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민주당 의원들이 강고한 친문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정치를 하면서 객관적인 외부 비판에 대해서는 귀를 닫아버리는 ‘자기확신’과 ‘확증편향’에 빠져 있다”면서 “처음에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친문 지지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취했지만 어느새 자기 스스로도 (친문 지지자들의) 논리에 빠져버렸다“고 진단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민주당의 친문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조급함’을 꼽았다. 그는 “거대 여당이 되면서 정책 현안을 다 해결할 것처럼 공언했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스텝이 꼬이고 있다”며 “예컨대 ‘부동산3법’을 통과시켰는데 주택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식으로 각종 현안이 풀리지 않는 데서 오는 조급함이 곳곳에서 실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내년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조그마한 흠이라도 잡히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문제 해결 방식을 독단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며 “정치는 입장이 다른 쪽과도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만큼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숙의하고,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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