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로 확진자 취합하는 日..어쩌다 '디지털 후진국'이 됐나
이달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2020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63개국중 8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단계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순위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올해 조사에서 27위를 기록했는데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수치다. 일본은 16위를 기록한 중국에 비해서도 11계단이나 밀린다. 국내총생산(GDP)기준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대국이라는 명성에 도무지 걸맞지않다. 게다가 일본의 순위는 최근 5년새 지속적(2016년엔 23위)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7월 UN이 발표한 2020 전자정부 순위에서도 한국이 전세계 2위를 차지한 반면 일본은 14위에 그쳤다.
뿐만아니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데이터 시스템이 달라 감염 정보 집계나 공유도 제대로 안되는 상황이다. 가령 확진자 발생시 보건소 담당자가 수기 신고서에 보건소장 직인을 찍어 후생성으로 팩스를 보내는 식이다. 부처간 온라인 회의나 원격수업도 언감생심이다. IT를 활용해 확진자 추적에 나선 한국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이유다.
지난 1일에는 세계 3대 주식시장인 일본 도쿄 증권거래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해 하루종일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3조엔 규모 거래기회가 날아간 것은 물론 일본금융 시스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불과 며칠뒤엔 일본최대 이통사 NTT도코모의 시스템 장애까지 벌어졌다. 총체적 난국인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가 디지털청 신설을 포함 일본사회의 낙후한 디지털기반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지적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일본의 산업과 IT는 특유의 장인정신(모노즈꾸리)에 기반해 정밀기계와 하드웨어 장비를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최근 디지털 조류에서는 SW적 혁신이 더딘 상황"이라면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 경직된 업무 메뉴얼과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관행과 무관치 않아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본내 IT솔루션 구축 경험이 많은 한 기업인은 보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책임회피 문화와 느린의사 결정을 지목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만족도가 떨어지는 서비스나 시스템은 자주 교체와 개선이 이뤄지는데 반해 일본은 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IT솔루션 도입도 지나치게 신중한 경향이 있어 의사결정에만 1~2년이 걸리기도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시스템을 도입하기 까지 리드타임이 길어 도입시점엔 이미 구형이되버리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이어 "일본으로선 한국의 IT 성공사례가 교훈이 될 수 있음에도 '한국은 절대 따라하면 안된다'는 암묵적 분위기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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