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언급 피한 北 열병식..문대통령 평화 노력에 응답했나(종합)

박주평 기자 2020. 10. 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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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이례적으로 새벽에 개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이 공개한 연설에서 핵무장을 언급하거나 대미·대남 도발 등 강경 발언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과 남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는 대남 메시지를 발표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 등 평화 분위기 조성에 화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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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등에서 '종전선언'으로 평화 띄우기
차분한 北열병식..김정은 "북과남 손 맞잡는 날 오기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육성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날 자정쯤 대규모 열병식도 개최한 것이라고 밝혔다.(조선중앙 TV 갈무리)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이례적으로 새벽에 개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이 공개한 연설에서 핵무장을 언급하거나 대미·대남 도발 등 강경 발언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과 남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는 대남 메시지를 발표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 등 평화 분위기 조성에 화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가 중계한 연설에서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라고 대남 메시지를 전했다.

북한은 이날 0시 열병식을 진행했고, 조선중앙TV는 오후 7시에 이를 녹화중계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새벽에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열병식을 통상 해 뜬 뒤 아침 또는 오후에 개최해 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고,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통일부와 국방부는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등에서 북한이 이번 당 창건일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략무기를 동원해 규모 있게 무력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열병식에서 SLBM과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무기가 공개되긴 했으나, 대대적인 무력 시위는 없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자연재해 피해 복구에 주력하는 인민들을 위로하고 감사를 표하는 데 주력하고, 미국이나 남한에 대한 도발적 언사는 없었다.

김 위원장은 국방에 관해서도 "우리의 군사력이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며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무력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적대세력들에 의해 가중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험한 행동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해 자의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평소 '평화를 위한 강한 안보태세'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지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조선중앙TV는 10일 자정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인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이 예상과 달리 열병식을 차분하게 진행한 것은 최근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고 나선 것에 대한 화답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화상으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우리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인 지난 8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만찬'에 상영된 화상 기조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만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했다.

공무원 피격사건으로 얼어붙는 듯했던 남북관계가 김 국무위원장의 사과와 지난달 남북 정상이 교환한 친서 공개 등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에 힘을 싣는 행보였다.

이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에 대해 야당은 "평화타령 종전선언 언제까지 속을건가"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열병식을 통해 사실상 문 대통령의 평화 손짓에 응답한 만큼, 향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북한 열병식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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